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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도 아닌데 학보 1면 백지 발행… 서울여대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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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도 아닌데 학보 1면 백지 발행… 서울여대에 무슨 일이

입력
2015.05.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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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축제를 앞두고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졸업생들의 성명서를 1면에 실으려 했던 학보사가 학교 측의 반대에 부딪히자 27일 학보 606호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서울여대 학보사 제공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축제를 앞두고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졸업생들의 성명서를 1면에 실으려 했던 학보사가 학교 측의 반대에 부딪히자 27일 학보 606호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서울여대 학보사 제공

“편집권 침해에 맞서기 위해 학보 1면을 백지로 발행했습니다.”

서울여대 학보사 박혜민(21ㆍ언론홍보학과 2년) 편집국장은 27일 “전날 발행 예정이던 학보에 최근 서울여대 현수막 철거 사건과 관련한 졸업생 143인의 성명서를 게재하려 했으나 불허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20일 축제 ‘서랑제’를 개최하는 동안 대학과 임금문제 등을 두고 갈등하는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축제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철거해 학교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서울여대 졸업생 143명은 이 사건 발생 직후 총학생회의 행동을 문제 삼은 성명서를 학보사에 전했고 학보사 편집진은 이를 이번 학보 1면에 전면 게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조판 당일인 22일 학보사 편집인 겸 주간 오진곤 언론영상학부 교수가 “졸업생들의 성명이 대표성이 없고 중립적이지 않다”며 성명서 게재를 가로막았다. 학보사 기자들은 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1면이 백지인 학보를 발행한 것이다.

박 국장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하는 학교와 총학생회가 방관하고 있어 언론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며 “성명서를 실으려던 이유는 143명이 대표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내용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 자유가 온전히 보장될 때 올바른 비판이 가능한데도 주간 교수는 이 권리를 침해했고 학보의 역할을 축소시켰다”고 비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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