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뜻깊었던 시즌이다.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좋은 마무리를 한 것 같다".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자신의 올 시즌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기성용은 자타공인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랭킹을 비롯해 각종 기록들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EPL 사무국은 27일(한국시간) 이번 시즌 선수들의 활약을 정량화한 '플레이어 퍼포먼스 인덱스'를 통해 최종 선수랭킹을 발표했다. 총점 490점을 얻은 기성용은 통합 랭킹 32위를 기록했으며 미드필더 부문에서는 18위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들이 뛰고 있는 유럽 빅리그에서 선수랭킹 30위권을 기록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축구통계전문매체 '스쿼카'가 정리한 기록을 살펴보면 기성용의 진가를 더욱 잘 알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8골(리그 27위)을 기록했다.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로 미드필더로서 물오른 골감각을 뽐냈다. 득점 횟수도 미드필더 가운데 상위권이지만, 슛 정확도도 56%로 준수하다. 슈팅 25개 가운데 유효슈팅은 14개였다. 슈팅 분포도를 살펴보면 기성용은 골문 중앙 지역을 선호했다.
스완지시티 중원을 책임진 그는 패스성공률이 무려 90%에 달했다. 이는 리그 전체를 따져도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평균 패스거리는 17m였으며 '39m 패스'도 성공한 적이 있다. 기회창출 능력도 압권이다. 득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키패스도 25차례를 기록했다. 태클 성공률은 44%(36/81)에 이르렀으며 수비 가담시 가로채기에 강점을 보였다.
기성용은 올 시즌 리그 33경기 중 30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상대적으로 큰 키(186cm)를 바탕으로 공중전에서 경기당 1.7차례 승리했다. 파울 유도 횟수도 평균 1.4개로 선전했다.
기성용은 앞서 팬들이 선정한 스완지시티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그는 올 시즌 공격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역량을 과시했으며 윙어로도 만점활약을 펼쳤다.
'스쿼카'는 스완지 전체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총점에서 기성용을 수비수 애슐리 윌리엄스(922점)에 이어 2위(911점)에 올려놨다. 동료 미드필더 질피 시구르드손(655점)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부여하며 팀 내 중원 최고의 사령관으로 기성용을 낙점했다.
현지 언론들은 기성용의 이적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 특히 영국 매체 웨일즈 온라인의 전망이 눈길을 끈다. 매체는 기성용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스티븐 제라드(34)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며 그의 리버풀행을 점쳤다.
제라드는 리버풀 '원클럽맨'으로서 EPL 역대 미드필더 피라미드에서 최상단을 차지하는 전설이다. 기성용의 높아진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 기성용.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