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성공 공식’ 엔 저마다의 철학이 담겨있다. 산술적으로 틀린 셈법도 저마다의 의미를 해석해보면 놀라운 교훈 될 수 있다. 정치 철학은 물론 경제 문화 체육계 명사들도 숫자 또는 공식에 빗대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 하곤 한다.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명사들의 ‘성공 공식’을 정리했다.
시진핑 ‘100-1=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월 7일 중앙 정법 업무회의 연설에서 “100에서 1을 빼면 0이 된다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은 시진핑의 전면적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국가통치)에 관한 발언 요약집에 실린 내용으로, 정법 담당자들의 공명정대한 자세를 강조한 내용이다. 시 주석은 “잘못된 처리 하나가 공정한 재판이 쌓아 올린 긍정적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정법에 있어서 사소한 간섭이나 잘못도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1+1=100’
박근혜 대통령 역시 똑같은 말을 인용해 관료들에게 세밀한 정책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23일 오전 가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100 빼기 1은 99가 아닌 0’을 의미한다”며 작은 실수가 일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지적 속에는 한동안 반복돼 왔던 부처 간의 정책 혼선을 질타하는 의미도 있다. 이에 앞서 1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6개 부처 합동 신년 업무보고에선 “1 더하기 1은 2가 아니고 100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협업’을 강조하면서 던진 메시지다.
손정의 ‘7할 승률 원칙’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이자 IT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57) 대표이사는 자신의 “7할의 승산이 있을 때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손정의와 그 주변인을 인터뷰 한 내용을 토대로 쓴 다키다 세이치로의 저서 ‘손정의 인터넷 제국의 지배자’에서 손정의는“5승 5패가 아닌 7승 3패의 페이스를 유지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 않나 싶다”고 밝히면서도 “9할이나 9할 5부의 확률이 될 때까지는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너무 신중하면 승리의 기회를 놓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콜린 파월 ‘P = 40-70’
콜린 파월(78) 전 미국 국무장관이 오랜 군 생활에서 터득한 지휘관의 자세를 적은 18개 조항의 ‘리더십 지침(leadership primer)’에서도 ‘7할의 미학’이 담겨있다.
각종 리더십 관련 저서에서 언급되는 공식 ‘P = 40-70’가 대표적이다. 이 공식에 따르면 P는 성공할 가능성을 나타내며 숫자는 요구된 정보의 퍼센트를 나타낸다. 파월은 “정보의 범위가 40-70% 사이에 들면 직감적으로 추진하라. 맞을 기회가 40% 미만일 정도로 정보가 적으면 행동을 취하지 말라. 하지만 100% 확실한 정보를 갖게 될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 왜냐면 그때가 되면 너무 늦기 때문이다”며 이 공식의 의미를 밝혔다.
김병기 “1+1=0?”
최고령 화가 김병기(98) 화백은 “1 더하기 1은 2가 되지만 3이나 9 또는 0도 되는, 그래서 제3의 창조적인 게 나와야 한다”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김병기:감각의 분할'전(展)을 앞두고 가진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다. 1916년에 태어나 올해 만99세로 현역 화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병기 화백은 이 같은 자신의 예술 철학을 전하며 “예술엔 완성이 없으며 거기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아인슈타인 ‘A=x+y+z’
독일 태생의 이론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A가 인생의 성공이라면 ‘A=x+y+z’”라는 자신만의 성공 법칙을 남겼다. 여기서 x는 일, y는 놀이, z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업무 능력과 함께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침묵’의 미학을 함께 언급하며 불필요한 논란에 대한 경계도 함께 강조했다.
김성근 ‘일구이무’
앞서 언급된 명사들처럼 셈에 빗대 철학을 전하진 않았지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 김성근(72) 감독 역시 숫자를 활용한 자신의 야구 철학을 밝힌 바 있다. 바로 일구이무(一球二無)다. ‘한 번 떠난 공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공 하나에 다음은 없다’는 뜻을 담은 김 감독의 철학은 그만큼 공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약체를 강호로 만들기 위해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바꿔나가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철학이다.
최주호 인턴기자 (서강대 정치외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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