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감독 출국금지 내달초 소환
이달 중순 美 가려다 출국저지
구단에는 출국못한 사유 허위보고
한달 2경기 10점차 이상 대패
경찰, 승부조작 의혹도 수사
불법 스포츠도박 관련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프로농구 안양KGC인삼공사 전창진(52) 감독이 이달 초 출국금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 감독은 출금사실을 모른 채 이달 중순 출국하려다 저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014∼2015시즌 당시 부산KT팀을 지휘한 전 감독이 2~3월 열린 다섯 경기를 대상으로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돈을 건 혐의를 포착, 이달 초 출금조치를 취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지인을 통해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도박자금 3억원을 차명계좌를 통해 전달받아 다섯 경기 중 첫 번째 경기에 모두 베팅해 1.9배 수익을 올렸다. 도박 사이트 대부분이 베팅 상한액을 두자, 그는 3억원을 도박 사이트 10여개에 분산해 베팅했다. 경찰은 전 감독이 다른 경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베팅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승부조작 의혹도 수사할 계획이다. 스포츠도박은 승리예상팀뿐만 아니라 패배예상팀에도 베팅이 가능해 전 감독이 고의로 경기를 진 후 배당금을 챙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농구계에는 전 감독이 후보선수들을 투입해 일부러 경기에 졌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지난 시즌 부산KT는 2월 14일 안양KGC와의 홈경기(63-75 패)와 20일 서울SK와의 원정경기(60-75 패)에서 10점차 이상으로 대패했다. 전 감독은 지난달 안양KGC 감독으로 옮겼다.
경찰은 전 감독이 지인들에게 도박자금 마련 등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 감독 지시로 지인들에게 수익금 배분을 약속한 뒤 자금을 마련해 불법 도박에 베팅한 강모씨 등 2명을 구속했다”며 “전 감독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줬다는 사채업자의 진술과 당시 거래내용을 담은 차용증 등 물증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15일 전 감독은 미국에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저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감독은 자신이 미납한 소득세를 세무당국이 추징하는 과정에서 출국을 제지 당했다고 구단 측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전 감독이 당시 자신의 혐의를 알고도 구단 측에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다음달 초 전 감독을 소환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다른 농구계 인사들도 참고인 조사를 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사건에 연루된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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