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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7조원… 美채권 위조한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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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7조원… 美채권 위조한 사기단

입력
2015.05.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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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비 내지 않고 버티다 덜미

무려 27조원 상당의 미국 채권을 위조해 시중에 유통하려던 사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억달러짜리 위조 미국 채권 247장(약 27조원)을 미끼로 투자 사기를 계획한 홍모(54)씨 등 4명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 등은 지난해 6~12월 성동구 한 호텔에 투숙하며 위조 채권을 이용해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미 정부 상징인 독수리 문양과 ‘UNITED STATE OF AMERICA(미합중국)’ 글자가 새겨진 철제 가방에 채권을 넣고 호텔 프런트에 보관해 왔다.

하지만 홍씨 일당의 사기 행각은 지난해 말 밀린 숙박비 90만원을 계속 내지 않자 호텔 측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도 하기 전에 들통이 났다. 경찰이 압수한 가방 안에는 미국 18대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의 초상화와 함께 ‘FEDERAL RESERVE NOTE(미연방준비은행권)’라는 글씨가 정교하게 쓰여진 1억달러짜리 채권 247장이 들어 있었다. 또 채권 번호가 모두 달라 위조여부 확인이 어려웠다. 홍씨 일당은 채권 발행시점이 1934년임을 감안해 세월의 흔적을 나타내려 철제 상자를 화학약품으로 부식시키는 주도면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홍씨 등이 채권 위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필름지와 미국 중앙은행 인증서 등 서류를 갖고 있어 위조에도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사기 사건으로 복역 중인 김모(55)씨로부터 지난해 11월 채권을 전달받았을 뿐이라며 위조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채권 위조 경로를 파악하고 공범을 쫓고 있다”며 “정교한 위조 채권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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