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아직 원전관리 경험 부족
인적재난 예방 위한 기준 강화해야
중국과학원 이론물리연구소 원로 연구원 허쭤슈(何祚?ㆍ88)가 중국의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해 ‘정신 나간 짓’이란 표현을 동원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허 연구원은 중국 물리학계의 원로학자인데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을 지낸 친정부적 인사여서 이번 발언에 특히 눈길이 쏠리고 있다.
허 연구원은 25일 가디언과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냉각수 확보가 어려운 내륙 사막 지역에 원전을 짓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중국은 아직 원자력 안전관리 경험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을 해결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해법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이후 신규원전 건설승인을 일단 중단했지만, 2008년 위치가 선정돼 건설준비 단계에 있는 3곳의 내륙 지역인 후난(湖南), 장시(江西), 허베이(河北)성의 원전의 경우는 건설을 승인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해당 원전들의 시공을 맡은 중국핵공업총공사(CNNC)와 중국광핵집단공사(CGN) 등 중국 원전 건설사들은 착공 준비를 모두 마친 채, 정부에 최종 건설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허 연구원은 “중국 내 원자력 발전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찬성하는 측은 202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58기가와트로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전력 생산량을 120~200 기가와트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것은 정신 나간 짓이다”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사례를 들어 원자력 관리는 아무리 기술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하더라도 자연적ㆍ인적 재난을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해당 발전소 관리자는 해일에 앞서 재난 대비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에 사고를 키웠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인적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원자력 안전관리 기준 강화를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 비용이 저렴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중국의 원전관련 안전 기준이 낮아서 일뿐”이라고 지적하며, 정부는 원전에 관한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향후 수십년간 관리 경험을 쌓아가며 점진적으로 확대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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