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팔방미인' 구자욱(22·삼성)이 삼성의 '믿는 구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히든 카드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올 시즌 삼성의 히트 상품은 단연 구자욱이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2순위로 입단한 그는 1군 데뷔를 하지 못하고 2013년 상무에 입대했다. 한층 더 성장하는 시간이 됐다. 구자욱은 "고등학교(대구고) 때까지는 3루수로 뛰었는데, 상무에서 외야 연습을 많이 하고, 주로 우익수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외야가 가장 편한 자리가 됐다.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 남부리그 타격왕에 오른 뒤 올 시즌 팀에 복귀하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준비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위기마다 팀은 그를 찾았고, 구자욱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마다 만점 활약을 펼쳐보였다. 삼성은 개막 초반 주전 1루수 채태인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하지만 '샛별' 구자욱이 1루를 맡아 공백을 메웠고, 개막 직후부터 삼성은 상승세를 탔다. 구자욱은 박한이가 부상으로 빠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고, 중견수 박해민이 부진에 빠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기도 했다. 삼성이 '구자욱 카드'로 첫 번째 고비를 넘긴 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17일 NC전에서는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가 경기 중 3루수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1군 데뷔 후 두 달 만에 4개의 포지션을 소화하며 멀티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삼성은 현재 엔트리에서 대수비 요원이 마땅치 않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구자욱을 돌려 써야 한다. 원래 3루수 출신이기 때문에 괜찮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이제 막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구자욱은 "어디로 나가든지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목표'는 확실하다. 그는 "내 자리를 찾아야 한다. 경기에 나간다는 것만으로도 좋긴 하다. 하지만 내 자리가 없어 돌아가면서 나가는 것 아닌가. 내 자리를 찾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1군 무대를 경험하면서 부쩍 더 성장하고 있다. 4월까지 25경기에 나와 타율 0.259, 3홈런 13타점 4도루를 기록했던 그는 5월 들어 20경기에서 타율 0.329, 3홈런 9타점 4도루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수비 또한 훨씬 더 안정감을 찾았다. 4월까지 5실책을 기록했지만 5월 이후로는 단 1개의 실책만 남겼다.
구자욱이 성장하면서 삼성 야수진의 경쟁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중견수 박해민과 구자욱을 두고 "누구를 선발로 내보낼지 고민이 된다"며 '행복한' 고뇌를 드러냈다. 삼성으로서는 구자욱의 '등장'과 '성장'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셈이다.
사진=삼성 구자욱.
대구=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