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시사기획 창'은 공격적인 운전과 행동을 표출하는 보복운전을 다룬다. KBS제공
상대 운전자에게 생긴 불만을 공격적인 운전과 행동으로 표출하는 '보복운전'이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뿐 만아니라 OECD선진국 상당수에서도 최근 공통적으로 보복운전이 이슈화되고 있다, 실제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보복운전'의 심리적 원인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본다.
제작진은 우선 다양한 보복운전 사건을 분석했다. 최근 전남 순천에서는 24킬로미터 동안 급정거와 급차선 변경을 하며 상대 운전자를 위협한 운전자가 동승자와 함께 구속됐다. 발단은 차선변경이었다. 갓길에 정차된 차들을 피하기 위해 본선으로 진입하려던 차량에 '기분 나쁘다'며 보복운전을 한 것이다. 보복운전은 운전 중 상대방에 생긴 불만을 되갚아 주겠다는 심리에서 시작된다. 지난달 송파경찰서는 17명의 '보복운전 가해 운전자'를 입건했다. 이들이 보복운전을 벌인 이유는 상대차량의 급차선 변경과 상향등, 경적음 등으로 감정이 격해졌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경찰은 입건된 운전자들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고 밝혔다. 평소 폭력적인 성향도 아니었고 사건 당시 '가족과 함께 있던' 운전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런 점에 주목했다. 평범한 사람도 '가해자'로 돌변하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인지, 운전자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10명의 남녀 운전자에게 블랙박스를 달아주고 열흘동안 운전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리고 주행 중 어떤 때 화를 내는 지 살펴봤다.
그런데 비슷한 상황이라도 운전자마다 화를 내는 사람과 화를 내지 않는 사람으로 확연히 나눠졌다. 상대 운전자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운전자들은 제 멋대로 해석하고 그 해석에 따라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 익명성이 보장된 '차 안'은 그런 분노를 보다 공격적으로 표현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전문가들은 얼굴을 마주보고 있지 않는 도로에서야말로 운전자끼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의사소통수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 보복운전 가해경험이 있는 운전자 10명 가운데 8명은 상대 운전자가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다면 위협운전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병호 교통안전연구개발원 박사는 "운전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국제적인 상식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미안함을 표현할 때 비상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비상등도 하나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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