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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가 낫다" 은행권 유혹… 경보음 커지는 '가계 빚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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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가 낫다" 은행권 유혹… 경보음 커지는 '가계 빚뱅'

입력
2015.05.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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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30조원 훌쩍

고정금리 대출 목표치 30% 넘자

은행 수익성 높은 변동금리 권유

금리인상 예고 상황서 위험 전가

"얄팍한 상술" 비판 들끓어

4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최근 구로구의 한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1억원어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15년 만기 분할상환형 변동금리 상품을 택했다. 당분간 낮은 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은행에서 상담을 받은 후 생각이 바뀌었다. 그가 대출을 받은 상품의 금리는 2.95% 수준인데, 같은 조건으로 고정금리 상품을 택할 경우 3.5% 정도까지 금리가 올라갔다. 고정금리상품의 경우 이달 들어 금리가 0.2% 포인트 가량 상승한 반면 변동금리는 금리가 계속 떨어져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었다. 최씨는 “저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3년 내에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변동금리를 택했다”고 말했다.

한동안 은행권에서 변동금리 대출 상품 판매는 주춤했다.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대출 비율을 연도별로 목표치로 설정해놓고 은행들마다 달성할 것을 권고해 온 탓이다. 20%(2014년) → 25%(2015년) →30%(2016년) 등 해마다 5%포인트씩 가파르게 끌어올려야 했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적극적으로 판매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 창구에서 저금리의 변동금리 대출로 고객들을 유혹하는 분위기가 다시 확산되는 조짐이다.

이처럼 다시 변동금리 대출 판매가 늘어난 것은 이른바 ‘안심전환대출 효과’다.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30조원 넘게 팔리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당국이 제시한 내년 목표치(30%)까지 이미 뛰어넘자 은행들이 다시 수익이 높은 변동금리 대출을 야금야금 늘리고 나섰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포유(FOR YOU) 장기대출’ 최저 금리는 지난달 말 3.15%에서 이날 기준 3.38%로 0.23%포인트가 올랐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도 최저 금리 기준 지난달 말 3.04%에서 이날 기준 3.22로 0.18%포인트 인상됐다.

그에 비해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는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의 우리아파트론의 변동금리 상품은 최저금리가 지난달 말 2.71%에서 이날 2.58%까지 내렸다.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오르는 것은 최근 금리상승 기대감과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영향으로 금리 산정의 기준인 국고채 금리가 2%대 후반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를 변동금리 판매 확대에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금리가 낮다는 점과 함께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다른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상담직원들이 변동금리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은행들의 얄팍한 상술에 대한 비판이 들끓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이 수익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금리 상품 판매 전략을 운용하면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며 “당국이 제시한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는 상술이 가뜩이나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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