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톈진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공격 맹활약 '슈퍼 루키' 이재영
“내 자리를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을 정도의 위치에 서고 싶다.”
열 여섯살 중학생에 불과했던 이재영(19ㆍ흥국생명)은 2012년 당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제법 당돌한 포부를 밝혔다.
한국 여자배구의 ‘슈퍼 루키’로 떠오른 이재영은 프로배구에 이어 국제무대에서도 어릴 적 호언장담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4~15시즌 V리그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이재영은 중국 톈진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영은 김연경(27ㆍ페네르바체)과 대각을 이루는 주전 공격수로 팀 내 득점 2위에 올라있다.
이재영은 고교 2학년부터 동생 이다영(19ㆍ현대건설)과 함께 ‘쌍둥이 국가대표’로 유명세를 탔다. 나이로는 막내지만 벌써 ‘국대 3년차’인 셈이다. 지난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한 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미안한 마음에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재영은 “(김)연경이 언니와 함께 주전으로 뛰고 메달을 따는 게 목표였는데 뜻대로 되지 못해서 많이 속상했다”고 돌아봤다.
프로무대에서도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시즌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재영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된 상황에서 경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재영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과 프로배구의 아쉬움을 전부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내 자리를 뺏기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아직도 그대로”라고 말하는 이재영의 눈이 반짝 빛났다. 이어“한국 배구하면 김연경을 떠올린다. 그 옆에 내 이름이 함께 따라다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영의 바람처럼 대회를 찾은 외신들도 벌써 어린 나이에도 코트를 누비는 그를 ‘제2의 김연경’으로 주목하고 있다.
또 함께 뛰는 김연경으로부터 특훈을 받고 있다. 이재영은 “이전까지는 가까이 다가가기조차 어려웠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언니가 ‘스파이크에 각을 낼 필요 없이 자신감 있게만 때려라’라는 등 조언을 해준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은 ‘톱스타’김연경 옆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수줍은 후배다. 연경이 언니가 제일 무섭다면서도 이재영은 “대회 끝나면 꼭 하고 싶은 게 있다. 언니와 셀카 2장, 그냥 사진 1장 이렇게 3장 찍어서 간직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톈진=글ㆍ사진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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