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전략 키워드는 투자 확대와 미래 경쟁력 제고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업체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난국을 공격적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18년까지 4년간 품질 경쟁력 향상, 미래성장동력 확충, 브랜드 가치 제고 등에 81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경쟁력 제고의 선두에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3각 편대를 배치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안에 콘센트에 꼽아 충전할 수 있는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PHEV인 이 모델은 156마력 누우 2.0GDI 엔진과 50㎾ 전기모터로 강력한 동력성능을 갖췄다. 전기 전용 주행거리가 40㎞로 일반 운전자들의 평균 주행거리(35.8㎞)보다 길어 배기가스가 없는 순수 전기차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기아차는 소형차 쏘울 EV가 맡고 있는 전기차 분야의 외연 확대에도 나선다.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고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해 현재 1회 충전 주행거리를 148㎞에서 대폭 늘린 준중형급 전기차를 내년에 출시해 전기차 분야의 세계 선두 주자 자리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제를 갖추며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신모델 출시와 판매 확대로 연료전지차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관련 부품을 국내 200여개 협력사와 협업을 통해 개발하면서 95% 이상 국산화를 달성해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생산 중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영하 20도 이하에서 시동이 가능하고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 12.5초, 1회 충전 주행거리 415㎞ 등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현대기아차는 세단에 한정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확대하고, 신형 수소연료전지차 출시 등으로 현재 7개 차종인 친환경차를 2020년 22개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올해 220만대에서 2020년 640만대로 성장할 전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쟁력을 키우는 또다른 분야는 자율주행차 기술이다. 현대기아차는 앞 차와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시켜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등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이미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정부가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는 만큼 자율주행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기대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향후 4년간 공장 신ㆍ증설 등 생산능력 확대ㆍ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ㆍ정보통신(IT) 인프라 확충 등 시설 투자에 49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31조6,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연평균 투자액은 20조2,000억원에 이르며, 이 중 76%인 61조2,000억원이 국내에 풀리며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R&D를 주도할 우수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선다. 향후 4년간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자동차 개발을 담당할 인력 3,251명을 포함, 총 7,345명의 R&D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 경쟁력은 우리가 혁신적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R&D 분야 투자를 크게 확대해 첨단연구시설을 늘리고 우수한 연구 인력 채용과 산학 협력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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