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지난 4월 발표한 2014년도 국가별 외래객 유치현황 및 관광수입 잠정치에 따르면 한국은 전년대비 16.6% 증가한 1,420만 명을 유치해 역대 최고인 세계 20위를 기록했다. 관광수입 역시 전년에 비해 24.4%가 증가한 181억 달러를 벌어들여 2013년 21위에서 3단계가 상승한 세계 18위를 기록했다.
외래객 1,420만명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로 생산유발효과 45조원, 취업유발효과 59만 명을 기록하는 등 관광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가 처한 고용 없는 성장, 디플레가 우려되는 저성장시대에 방문자 경제효과를 톡톡히 제공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7대 유망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대책에 관광분야를 포함해 내수 진작을 위한 관광 활성화 대책과 2017년 외래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설정하는 등 관광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오늘날 관광산업은 항공, 호텔, 여행사, 음식점, 기념품점 등 전통적인 여행분야뿐 아니라 그 융복합성으로 인해 문화예술, 미용ㆍ의료, MICE, 유통, 패션, 웨딩, 방송예능, 정보통신, 레포츠, 금융, 교통, 교육, 제조업, 농수산업 등 수많은 산업분야와 연관을 맺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가 침체되면서 개도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도 세계적인 큰손 중국관광객을 위시한 외래객 유치를 통한 외화획득 및 자국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자간소화, 쇼핑환경 등 관광인프라 개선, 홍보판촉 강화를 통한 관광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공항ㆍ호텔 등 포화상태…세제지원 포함 제도 정비 요구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15 관광산업 경쟁력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141개국 중 29위로, 25위였던 전년보다 4단계가 하락했다. 총 4대 분야 14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가지표가 종합적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객관성을 충분히 가졌는지는 다소 의문이지만, 한국은 우호적 환경 분야 중 보건위생 16위, 정보통신기술(ITC) 11위, 자연문화자원 중 문화자원 및 비즈니스여행 12위 등 일부 항목은 비교적 양호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 및 관광의 정책우선도 항목이 포함된 관광정책 및 이행여건 분야 82위, 자연․문화자원 분야 중 자연자원 항목이 107위를 기록 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국의 외래객은 2008년 689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매년 약 100만명씩 늘어났다. 특히 2014년은 전년에 비해 200만 명 이상이 한국을 방문해 6년 만에 방한 규모가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급속한 성장에 따라 관광인프라가 점차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항공, 숙박 분야부터 그 한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외래객 입국의 주관문인 인천, 제주공항은 거의 포화상태이고, 주시장 중국과 항공협정을 통한 추가노선 개설은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외래객이 투숙할 수 있는 호텔 13만 실은 이웃 일본 157만 실의 8% 수준에 그치고 있다. 관광공사가 외래객용 대체숙박시설로 육성하고 있는 굿스테이(여관), 코리아스테이(도시민박), 한옥스테이를 보태도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 공장도 없이 제품을 생산할 수 없듯이, 국가적 선행투자 없는 외래객 2,000만 유치는 요원하기만 하다. 한 업계인사는 관광이야말로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하기도 한다. 특히 숙박 분야는 관광호텔뿐만 아니라, 일반호텔 및 여관 등 다양한 시설확충을 위해서 제조업 수준의 금융 및 세제지원이 절실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령과 통계의 정비도 요구된다.
한국관광산업은 지금까지의 적지 않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외래 관광객수 세계 20위, 관광경쟁력 29위에 올라 있다.
경쟁력이 높은 관광선진국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 외래객 2,000만명을 유치하고, 나아가 관광을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관현타악기들의 소리를 조화시켜 청중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이, 의료, 예술, 패션 등 다양한 연관 산업들을 활발하고도 훌륭하게 융ㆍ복합시킬 수 있는 지혜와 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안지환 한국관광공사 관광조사연구센터장
정리=김성환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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