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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도 反EU 정당 선거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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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도 反EU 정당 선거 돌풍

입력
2015.05.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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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연합 지방선거에서 약진

마드리드 시의회 57석 중 20석

바르셀로나서는 1위 차지

총선 앞둔 포르투갈도 여론조사서

긴축재정 반대하는 사회당 우세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방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좌파연합 '바르셀로나 엔 코무'를 이끈 아다 콜라우(왼쪽)가 단상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FP 연합뉴스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방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좌파연합 '바르셀로나 엔 코무'를 이끈 아다 콜라우(왼쪽)가 단상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FP 연합뉴스

심각한 경기침체의 여파로 유럽연합(EU)이 제각기 살 길을 찾아 사분오열되는 양상이다. 영국과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서 반 EU 깃발을 내세운 정당들이 잇따라 선거에서 약진하면서 ‘탈(脫) EU’를 외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4일 열린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반 EU 기치를 내세운 좌파연합이 시의회를 상당 부분 장악했다.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좌파정당 포데모스 등이 참여한 좌파연합 ‘아오라 마드리드’가 시의회 의석 57석 중 20석을 차지, 집권당인 국민당(PPㆍ21석)을 1석 차이로 따라잡았다. 아오라 마드리드가 사회노동당(9석)과 연정을 구성하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마드리드에서 1991년 이후 24년 동안 집권했던 국민당을 대신해 시의회를 이끌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포데모스를 포함한 좌파연합 ‘바르셀로나 엔 코무’가 카탈로냐주 분리독립 정당을 1석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스페인 지방선거는 올해 11월 열릴 스페인 총선의 판도를 가늠할 풍향계로 여겨졌다. 현 스페인 정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요구에 따라 연금삭감 등 긴축재정을 펼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긴축 철폐와 채무 탕감 등을 주장하는 좌파연합이 이번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총선 이후 스페인에서 탈 EU 바람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영국과 그리스, 포트투갈 등에서도 탈 EU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영국은 최근 열린 총선에서 EU에 부정적인 보수당이 승리를 거두며 2017년까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에서는 EU가 회원국 내 인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외국인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비판이 거셌다.

그리스는 EU와 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과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약 8조8,000억원) 지원을 위한 개혁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유로존 탈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리스는 채무 상환을 위한 자구책으로 유로화를 포기하고 자체 화폐의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올해 9~10월 총선이 예정된 포르투갈에서도 여론조사 결과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사회당이 앞서고 있다. 지난 1월 총선에서 긴축 반대 공약으로 집권한 그리스의 시리자 정부는 연금과 노동 등의 부문에서 개혁을 요구하는 채권단과 대립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포르투갈 총선에서 사회당이 승리하면 그리스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며 결국 유로존 탈퇴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EU를 탈퇴했을 경우 수출시장인 EU는 물론 EU와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수십 개 국가의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등 경제적 부작용이 큰 만큼 이들 국가들의 EU 탈퇴 움직임은 EU와의 구제금융 협상 등에서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위협용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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