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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울음 토닥이며… 진지해진 TV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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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울음 토닥이며… 진지해진 TV 예능

입력
2015.05.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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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톡투유ㆍtvN 촉촉한 오빠들, 시청자와 공감하며 눈물샘 자극

SBS 동상이몽은 부모-자녀 간 진지한 고민상담소 역할 자처

tvN '촉촉한 오빠들'의 현주엽. CJ E&M 제공
tvN '촉촉한 오빠들'의 현주엽. CJ E&M 제공

“왜 이렇게 공감 가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네 살배기를 둔 직장맘 조미영(35)씨는 24일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를 보고 눈물을 훔쳤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조씨는 ‘선택’을 주제로 한 이날 방송에서 전업주부와 워킹맘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한 여성의 사연에 마음이 갔다. “애들이 크는 걸 봐서는 전업주부가 하고 싶다”던 이 여성은 애써 울음을 참으며 “애들한테 많이 미안하거든요”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이 대목에서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김제동이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은 갖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는 말에 펑펑 울었어요. 친정 엄마가 늘 하시던 말인데도 방송에서 들으니 기분이 묘했어요.”

TV를 보며 우는 시청자들이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가슴 속 답답했던 일들을 TV가 토닥토닥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주고 있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JTBC 제공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JTBC 제공

방송 4회 만에 감성 토크콘서트로 자리잡은 ‘톡투유’는 김제동의 입담에 인문학자 최진기, 과학자 정재승, 빅데이터 전문가 송영길 등이 고민상담사로 나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17일 방송을 보며 울컥했다는 직장인 최중성(32)씨는 “제 또래의 남성이 ‘짠돌이’를 자처하며 결혼과 인간관계를 포기했다고 말하는데 ‘나만의 고민이 아니구나’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렸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방송에선 자신에게 쓰는 돈이 아깝다는 한 청년이 “어머니 노후도 걱정해야 한다”며 눈물을 쏟았다.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감동 서비스를 전한다는 취지를 내건 tvN ‘촉촉한 오빠들’은 아예 실컷 울 수 있도록 멍석을 편다. MC 김상경 현주엽 강균성 정상훈은 백혈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다섯 살 정원이, 취업 준비생들의 애환이 담긴 화면을 보면서 울음보를 터트린다. 이후 정원이에게 만화 캐릭터 ‘뽀로로’가, 취준생들에게 부모님의 감동 이벤트가 시작되는 순간 감격의 눈물이 또 한 번 하염없이 흐른다.

일반인을 내세운 리얼 예능이 없지 않았지만 남자 MC들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눈물을 쏟는 광경은 흔치 않았다. tvN의 한 관계자는 “아픈 사연과 고민을 나누는 자체만으로 출연자, 시청자 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힐링이 된다”며 진정성 있는 ‘감성 예능’ ‘착한 예능’이 소통을 이끈다고 말했다.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SBS 제공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SBS 제공

부모와 자녀 간 속 깊은 대화를 유도하는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도 말만 예능이지 고민상담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고싶은 일이 분명한 청소년과 자녀의 안정된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 사이에서 ‘동상이몽’은 꽤 진지하게 상담을 해준다. 아들의 배우 꿈을 반대하는 부모, 현대 무용가가 되려는 딸에게 혹독한 자기 관리를 요구하는 어머니 등 10대 청소년을 둔 가정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유재석과 김구라라는 쟁쟁한 MC와 2~3명의 연예인 게스트가 등장하지만 이들의 신변잡기는 철저하게 차단된다. 오로지 부모와 자녀의 사연에 울고 웃는다.

‘톡투유’의 이민수 PD는 “우리 사회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슷한 고민들로 답답해하는 이들이 많아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촉촉한 오빠들’의 유학찬 PD도 “눈물은 공감의 메시지가 가진 큰 힘”이라며 예능이라는 편견을 깨고 감동을 전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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