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미국인이 영국에서 ‘Are you a Canadian?’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Oh, you’re American?’보다는 나은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질문을 받고 ‘No, I am not’이나 ‘Yes, I am’같은 교과서 응답을 하면 다소 둔한 사람이다. 배려심 많은 영국인은 캐나다와 미국인의 구별이 어려울 때 일부러 ‘Are you Canadian?’이라고 묻는다고 한다. 캐나다 사람에게 무턱대고 ‘Are you American?’이라고 물으면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호주 영어와 뉴질랜드 발음이 비슷해 보일 때 ‘Are you Australian?’이라고 물으면 뉴질랜드 사람은 기분이 좋을 리가 없기 때문에 일부러 ‘Are you from New Zealand?’로 묻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세계 여행할 때 ‘I’m from Korea’라고 말하면 ‘North or South?’로 묻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데 이런 경우 ‘I’m from South Korea’라고 추가 응답을 해야 하는 것은 달가운 일은 아니다.
억양(accent)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언어적 요소다. 사투리 억양이 없는 지역 미국 서부의 Seattle 사람이 흔히 표준 발음이라고 알려진 중서부의 Minnesota주에 가서 살 때에도 ‘What are you from?’라는 질문을 받는 게 현실이다. 하물며 동네마다 사투리가 심한 영국의 수백 개 억양은 ‘accent=social class’라는 등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accent야말로 고향의 정서이고 정체성이고 버릴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영국인들이 미국인들에게 ‘American English is lacking accent and that’s why it is boring’라고 하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사람들은 기발한 응답 문장을 만들어 낸다.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으면 ‘From my hometown’ ‘Over the hills and far away’ ‘Over there’ ‘Atlantis’(상상의 섬 이름) ‘Somewhere else’ 혹은 엄마가 내 고향이라는 의미로 ‘My mother’s womb’ ‘From my mom’ ‘My mommy’s tummy’ ‘Mommy said I came from Heaven’ 등이 있고 ‘Earth’ ‘Thataway’(엄지로 자신의 어깨 뒤쪽을 가리키며) ‘Somewhere you’ve never heard of’ ‘East of the Sun, West of the Moon’ ‘Anytown’처럼 농담을 한다. 아니면 오바마 대통령처럼 출생지와 자란 곳 환경이 복잡한 경우 ‘Well, I was born in Hawaii, so I guess that makes me Kenyan’처럼 살짝 에둘러 응수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따라서 민감한 질문 고향을 물을 때에는 ‘Where are you from?’이나 ‘Are you Korean?’도 선별해서 사용해야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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