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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볼 없이도 강렬했던 노경은의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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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볼 없이도 강렬했던 노경은의 컴백

입력
2015.05.25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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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게 치욕스런 대패를 당한 두산이 다시 1위로 올라서며 월요일 휴식에 들어갔다. 긴 연패가 예상된 지난주였지만 마운드가 빠르게 정비된 결과다. 그 중심에는 턱 부상을 털고 돌아온 마무리 노경은(31)이 있다. 지난해 밑바닥까지 떨어진 그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을 때의 구위를 뽐냈다.

노경은은 지난 22일 잠실 SK전에 4-3으로 앞선 8회초 1사 1ㆍ2루에서 등판했다. 전날까지 3연패에 허덕인 두산으로선 4연패, 나아가 그 이상을 걱정하던 터였다. 다행히 노경은은 후속 타자 2명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고 승계주자의 득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9회에도 3명의 타자에게 단 9개의 공만 던져 팀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그는 자신감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마운드에 올라오자마자 7번 김성현에게 볼 3개를 연거푸 던져 "너무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던 그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부담 없이 던지자고 마음 먹었다. 마무리 투수라는 생각 없이 편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년만 해도 슬라이더가 130㎞ 중반대에서 형성돼 자신이 없었다. 지금은 140㎞가 넘는다"며 "이대호 선배가 일본 무대에 진출하기 전 내 슬라이더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금 그 때의 구위를 되찾은 것 같다"고 웃었다.

실제 노경은의 최근 4경기 피칭은 선발로 맹활약하며 두산 '토종 에이스'로 불리던 2012~13년과 엇비슷하다. 그는 홈런 한 방을 얻어맞긴 했지만 지난 14일 인천 SK전에서 2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2이닝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16일 광주 KIA전에서 2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했고, 다음날에도 KIA 타선을 1⅓이닝 동안 피안타 완벽히 틀어막았다. 이 때 김태형 두산 감독은 "남은 시즌 마무리 자리는 노경은에게 맡기겠다"고 결심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 확신이 생겼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직까지 노경은이 장기인 포크볼을 던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2년 2차례의 완봉승으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던 그는 직구, 슬라이더와 함께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았다. 노경은은 한 창 잘 던질 때 "2스트라이크 이후 포크볼을 던지면 무조건 삼진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한 번 감이 오면 나도 놀랄 정도로 잘 떨어진다"는 구종이었다.

그의 포크볼은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김태형 감독이 노경은을 마무리 0순위로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빠른 직구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다음 타자의 헛스윙을 이끌어 낼 강력한 무기가 있다는 것이다. 정명원 코치에게 포크볼을 배운 그는 상무에 입대한 이용찬에 비해 떨어지는 각은 크지 않지만 최고 시속이 139㎞나 나온다. 그의 말대로 '감'만 오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그런데 올 시즌 등판한 10경기에선 아직 선보이지 않았다. 직구-슬라이더 투피치로만 일관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노경은은 "슬라이더가 너무 잘 들어가고 있어 일단은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지고 있다. 다른 구종을 던질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 포크볼은 컨택을 위주로 하는 타자들이 멈칫 하면서도 때릴 때가 있다. 아무래도 팀 승리가 걸려있고, 주자를 내보내면 안 되기 때문에 포크볼보다 슬라이더가 나은 느낌이 든다"며 "그래도 당연히 앞으로 포크볼을 던질 것이다. 예전의 감은 아니지만, 지금도 불펜에서 충분히 연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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