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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日 방중단 환대하며 "역사 왜곡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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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日 방중단 환대하며 "역사 왜곡은 안돼"

입력
2015.05.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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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친서 가지고 온 니카이 자민당 총무회장 만나

"군국주의 침략 감추지 말라"… 아베 담화 앞두고 또다시 견제

"일본인들 역시 전쟁 피해자" 강온전략 속 해빙무드 기대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총무회장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본 관광 교류 방중단 환영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총무회장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본 관광 교류 방중단 환영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관광·문화교류차 중국을 방문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총무회장 등을 만나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사상 유례없는 3,100명 규모의 방중단을 환대하며 대일관계 개선의지를 표명, 중일관계가 긴장 속 해빙무드에 접어든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24일 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니카이 회장과 10여분간 선 채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니카이 회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니카이 회장은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두 번에 걸친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서로 전략적 호혜관계를 추진해가면 좋은 결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아베 총리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그러나 관계개선과 압박을 동시에 추진하는 듯 인사말에서 역사문제를 길게 언급했다. 그는 “올해는 중국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즘 전쟁승리 70주년”이라며 “일본이 군국주의 침략의 죄행을 감추고 역사의 진상을 왜곡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올 여름 발표될 전후 70년 아베 담화를 또다시 견제한 것이다. 그는 “군국주의 침략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려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중국인과 아시아 피해국민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일본이 대외침략의 길로 달려 참혹한 역사를 경험했고 중국민에게 깊은 재난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일본의 우익집단과 일반국민을 분리해 공략하는 태도도 드러냈다. 그는 “일본인민 역시 전쟁의 피해자”라며 “정의와 양심이 있는 일본인들 역시 침략역사 미화에 동의할 수 없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ㆍ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을 거론하며 “중일 관계의 미래는 양국민의 손에 달렸다. 역사를 거울로 삼아 아시아 및 세계평화에 공헌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니카이 회장은 시 주석이 말한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며 그 실현을 위해 우리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도쿄신문은 시 주석의 이날 환영만찬 참석과 관련, 자민당 내 친중파인 니카이 회장의 입장을 배려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동시에 아베 담화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확인시키고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니카이 회장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1일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도착한 방중단은 후춘화(胡春華) 광둥 당서기를 만나며 1주일간의 교류활동을 시작했다. 일본인들이 이처럼 단체로 중국을 방문하기는 2013년 9월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국유화 조치로 중일관계가 악화한 이후 사실상 처음이자 최대 규모다.

때문에 중일관계가 소통없는 갈등에서 대화하는 긴장관계로 발전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더욱이 최근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1∼4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이 132만9,300명으로 지난해 대비 98.9%나 증가해 처음으로 중국인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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