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앨범 네덜란드에서 30주간 1위, 마이클 잭슨 기록 깬 카로 에메랄드
내한공연 80분간 열정적 댄스파티
“무대에 처음 올라올 땐 거의 울 뻔했어요. 전세계를 돌고 돌아 아주 멀리서 왔는데 여러분이 제 노래를 알고, 저를 알다니요.”
네덜란드 여가수 카로 에메랄드(34)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공연을 펼쳤다.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야외 무대에 선 그는 뙤약볕 아래에서 관객들과 80분간 열정적인 댄스 파티를 열었다. 맨발로 무대를 누빈 그는 환대를 예상 못한 듯 예정에 없던 앙코르까지 부른 뒤 환하게 웃으며 무대 뒤로 내려갔다.
공연 전 만난 카로 에메랄드는 차분한 사람이었다. 도쿄 공연 후 한국에 온 그는 “이렇게 먼 곳에 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카로 에메랄드는 네덜란드에서 마이클 잭슨의 기록을 깬 가수다. 2010년 내놓은 데뷔앨범이 네덜란드 앨범 차트에서 30주간 1위에 오르며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의 기록을 27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신인이어서 성공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며 “아직도 내가 그 기록을 깼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에메랄드가 국내에서 유명해진 건 2013년 말이다. 국내 뮤지션 프라이머리의 ‘아이 갓 씨’가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다. 하지만 그는 표절 논란에 대해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며 “뮤지션들은 누구나 다른 뮤지션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고 오히려 프라이머리 덕분에 내가 많이 알려져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라이머리는 이후 ‘아이 갓 씨’의 공동 작곡자에 ‘리퀴드 런치’ 작곡자 이름을 올렸다.
11세 때 학교 음악회에서 재즈 스탠더드 ‘드림 어 리틀 드림 오브 미’를 불러 주위의 칭찬을 받은 뒤 재즈 보컬을 시작한 에메랄드는 우연찮게 ‘백 잇 업’이라는 노래를 부르게 된 뒤 가수로 데뷔했다. 복고적인 스윙 재즈 선율에 현대적인 댄스 리듬을 가미한 그의 노래들은 국경을 넘어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 아시아까지 뒤흔들었다. 그는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도 이해가 쉽고 듣기 편하며 춤추기 좋은 음악이라는 점, 다양한 문화권의 리듬이 섞여 있다는 점이 국경을 초월한 인기의 요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세 번째 앨범을 준비 중이다. 그 중 직접 작곡한 ‘퀵샌드’를 먼저 공개했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가수가 되겠다”는 에메랄드는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는 뮤지션이 돼 세계를 정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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