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부터 이어진 더위로 인도 남부 안드라 프라데시와 테란가나 주에서 약 230명이 숨졌다. 인도 보건 당국은 23일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니 바깥 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남부 테란가나 주 기온은 섭씨 48도를 넘어섰다.
당국의 노심(勞心)이 저 릭샤꾼에게는 참 무심(無心)한 말이었을 것 같다. 바깥 활동을 자제하란 건 일 하지 말라는 얘기고, 가뜩이나 귀한 손님 씨를 말리는 얘기다.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다는 말은 보편적으로 옳지만, 목숨을 부지하려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특수’한 이들, 이를테면 폭염보다 더 질기고 무자비한 가난의 끈에 목이 묶인 이들(어쩌면 그와 그의 식솔들)에게는 야속하고 화나는 말일 뿐이다.
자전거 체인조차 처지게 하는 테란가나의 더위에도 어디 달아날 곳 없는 이들은 그래서 다만 땀내 나는 수건으로 얼굴의 땀만 훔칠 뿐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히데라바드= AP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