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윤규진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23일 수원 kt-한화전. 경기 종료 후 양 팀 선수들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모여들어 신경전을 벌였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kt 주장 신명철이 흥분한 얼굴로 한화 선수단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도 나왔다.
사건 발단은 9회말 한화의 투수 교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9회초 도루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화가 6-1로 앞선 9회말 1사 이후 김성근 감독은 김민우와 윤규진을 잇달아 투입했다.
두 명 모두 이날 1군에 등록된 선수.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는다는 김 감독의 신념에 맞는 투수 운용은 아니었다. 정말 확실한 승리를 원했다면 박정진을 끝까지 끌고 가거나 마무리 윤규진을 9회말부터 투입했더라면 괜한 논란을 키우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구위 점검 차원에서 올린 것이라면 상대 팀 입장에서는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교체 방식이다.
kt 관계자는 경기 뒤 "우리 입장에서는 (한화가) 조금 매너 없는 플레이를 한 것으로 봤다고 한다며 "9회말 투수 교체도 타이밍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보고 주장인 신명철이 선수 간에 항의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kt 신명철
3년 전인 2012년 9월12일 잠실 LG-SK전에서 이날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LG가 0-3으로 뒤진 9회말 1사에서 이만수 SK 감독이 이재영, 정우람으로 투수를 두 번이나 바꾸자 김기태 LG 감독은 이에 불만을 품고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내보냈다. 이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했고, 김 감독은 "우리 팀을 갖고 장난치는 것 같았다"고 맞섰다.
김 감독이 얼굴을 붉혔던 큰 이유는 이렇다. 그는 "만일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면 9회부터 마무리 정우람을 냈어야 했다"며 "다 죽어가고 있는 사람을 살리고 다시 죽여 놓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밝혔다.
이 때 상황에 비춰보면 김성근 감독의 투수 운용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점수차도 3점이 아닌 5점으로 더욱 컸다. 김 감독은 지난 21일 인천 SK전에서도 7-1로 앞선 9회 2사 1루에서 송주호의 1루수 땅볼 때 아웃 판정된 것을 두고 비디오 판독을 요구해 상대 선수단을 언짢게 했다는 후문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아웃이었고, 6점 차에서 굳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어야 했는지 의문이 남았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