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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프로필 딸, 페북서 공개 야단친 美 앵그리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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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프로필 딸, 페북서 공개 야단친 美 앵그리맘

입력
2015.05.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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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인 척하는 13세 딸 혼내는 영상

조회수 1200만 넘고 칭찬 이어져

지난달엔 '볼티모어 앵그리맘' 화제

일각 "공개 수모는 비교육적" 지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자신의 야한 사진을 올린 13세 딸을 혼내는 미국 엄마의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콜로라도주 덴버시에 사는 발레리 스타크스는 페이스북 프로필에 속옷만 입고 마치 19세 성년인 것처럼 사진을 올린 딸을 야단치는 5분 40초짜리 동영상을 17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딸의 비밀 페이스북 계정에서 문제의 사진을 발견한 스타크스는 영상 속에서 딸을 향해 “넌 13살인데 왜 페이스북에는 19살로 돼 있느냐”고 쏘아붙인다. 엄마는 “이게 네가 한 일이냐, 왜 이런 짓을 했느냐”며 계속 다그치고 영상에서 흐리게 처리 된 딸은 “아니다”고 답한 뒤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스타크스는 “울지 마라. 그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릴 때에는 울지 않았잖니”라며 야단을 멈추지 않았다.

화가 난 엄마는 딸에게 “넌 아직도 오후 10시만 되면 잠을 자야 하는 아이”라면서 “(사람들에게) ‘나는 아직도 디즈니 애니메이션 TV 채널을 본다’고 말하라”고 했다. 또 딸의 사진을 본 남성들을 향해서도 “내 딸은 아직도 어린 아이고, 내 집에 머무는 이상 내 말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레리 스타크스가 21일 CNN과 인터뷰 중 속옷 입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딸을 야단치는 영상을 보여 주고 있다. CNN 화면 캡처
발레리 스타크스가 21일 CNN과 인터뷰 중 속옷 입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딸을 야단치는 영상을 보여 주고 있다. CNN 화면 캡처

이 동영상을 올린 뒤 스타크스는 ABC 덴버 방송 7뉴스와 인터뷰에서 “딸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과 딸에게 연락한 성인 남성들을 발견했을 때 어안이 벙벙했다”고 말했다. 성인 남성들을 비롯한 낯선 사람들이 딸에게 친구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스타크스는 “딸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딸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너무 늦기 전에 아이를 가르쳐야 했다”고 말했다.

스타크스의 딸은 이미 최소 네 차례 이상 페이스북 이용과 관련해 엄마에게 혼이 난 상태였다. 스타크스는 딸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리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보고 문제가 시작된 페이스북에서 대응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그는 딸에게 엉덩이를 맞을지, 공개적으로 혼날지 선택하라고 한 뒤 딸의 의견에 따라 이런 방식을 택했다.

이 영상을 본 페이스북 이용자는 1,200만명을 넘어섰고 동영상을 본 이들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이 쇄도해 스타크스의 친구 수는 페이스북 최대치인 5,000명에 이르렀다. 수 천 개의 댓글은 대부분 딸을 호되게 혼낸 엄마를 칭찬했다. 캐런 홀 잉글레스는 “한 사람의 엄마로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레리 존스는 “당신은 좋은 엄마다. 딸도 언젠가 당신을 이해하고 감사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스타크스도 자신이 올린 영상이 논쟁을 불러온 것을 긍정적으로 봤다. “부정적이든 아니든 이건 그들(네티즌)을 생각하게 만들었다”면서 “내 아이도 앞으로 페이스북을 생각할 때 혼난 날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크스는 영상을 올린 다음날 자신을 지지해준 네티즌들에게 감사한다는 추가 영상을 올렸다. 그는 “(딸을 공개적으로 혼내는 건)나한테도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며 “자기 아이 때리는 걸 페이스북에 올리는 부모가 되고 싶진 않았지만 엄마로서 10대 아이들을 키우는 데 고생하고 있는 다른 부모들에게 자녀들을 알고 이해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 볼티모어에서는 미국 경찰이 흑인 청년을 사살한 데 반발해 일어난 폭동 현장에서 자신의 아들을 발견하고 사정 없이 따귀를 때리며 무분별한 시위를 막았던 ‘볼티모어 앵그리맘’ 영상이 화제가 됐다.

미국에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식을 혼내는 이런 영상들이 교육적으로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몇몇 교육 전문가들은 이들의 행동과 네티즌의 반응이 사이버 폭력에 해당한다며 경악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육전문가 에이미 매크리디는 “이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딸의 인생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실을 알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며 “자식들이 공개적으로 수모를 당한다면 진실을 더 감추기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CNN은 전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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