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당분간 대외활동 않고
피해 승무원이 美서 제기한
소송 대비하는 데 집중할 듯
22일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을 두고 조 전 부사장 측과 대한항공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총수의 딸이 석방됨으로써 침울했던 회사 내부 분위기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땅콩 회항’으로 실추된 회사 이미지도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특히 대한항공 직원들이 반긴 부분은 1심과 달리 항소심이 항로변경죄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직원은 “만약 항로변경죄가 인정됐다면 총수 일가의 지시로 비행기를 돌려 처벌받은 항공사라는 이미지 때문에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무죄로 판결한 것 등 판결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조 전 부사장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동생 조현민 전무가 현직에 있는 만큼 함부로 평가하거나 언급하기가 곤란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단도 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변호인단의 한 변호사는 “법에서 항로에 지상로가 포함된다는 명확한 문구가 없는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항로는 공로(空路)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법원의 논리는 명쾌하다”고 말했다.
이날 석방된 조 전 부사장은 곧바로 쌍둥이 아들 등 가족을 만났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아이들 생각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며 선처를 호소했었다. 앞으로 당분간 조 전 부사장은 대외활동 없이 자숙하면서 피해 승무원들이 미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대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승무원 김도희씨는 이미 미국 뉴욕주 퀸스카운티 법원에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내놓은 상태다. 회사는 9월 중순까지 6개월 휴직 중이다. 조 전 부사장측은 7월 중순 첫 답변서를 미국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려야 했던 박창진 사무장도 미국 뉴욕에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장은 지난 3월 산업재해를 신청한 뒤 지난달 11일부터 근로복지공단의 심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상으로 인한 유급휴가 중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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