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TCL(The Creative Life) 멀티미디어는 2013년 기준 중국 1위, 전 세계에서는 4위의 LCD TV 업체이다. 2011~2012년만 해도 상대적으로 고전하던 일본 LCD TV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가며 시선을 끈 기업이다. 2012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 10%. 영업이익은 82% 성장했지만 2013년 이후부턴 상당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TCL 멀티미디어의 고민은 주력시장인 중국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이었다. 소비 경기 자체가 좋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량은 크게 증가하니 수익성 높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2013년 순익은 적자를 기록했으며, 2014년에는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으나, 매출이 15% 이상 줄어들었다.
부진한 TV판매 부분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TCL 멀티미디어의 전략은 ‘스마트한 TV’이다. 스마트 TV란 기존 TV에 PC의 기능을 결합한 형태이다. 스마트 TV를 통해 사용자들은 TV 시청뿐만 아니라 웹 서핑과 VOD 시청, SNS, 게임 등 다양한 오락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전형적인 레드오션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국의 전통 TV 시장에 비해 스마트 TV 시장은 매력적인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 TV 보유 가구 수는 3,0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TV 보유 가구 수의 5%에 해당한다. 특히 2014년은 중국 내에서 스마트 TV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원년으로 전체 TV 판매량 중 스마트 TV의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이 속도로 스마트 TV 판매가 늘어나게 된다면 2018년쯤에는 전체 TV 보유가구의 34%가 스마트TV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 TV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TCL 멀티미디어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사업 부분의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미 100명에 달하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고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면 매우 합리적인 선택인 셈이다. TV 산업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또 다른 대안은 비용절감이다. 90개가 넘는 나라에서 영업활동을 하다 보니 필요치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외형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수익성을 중심으로 비용구조를 재편한다면 훨씬 개선된 경영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TV 생산업체가 콘텐츠회사로 둔갑할 수는 없다. 따라서 2015년에도 그렇게 신통한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기업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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