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으로 혼수를 구입하려다 거액의 사기를 당할뻔했던 예비부부가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결혼식을 올렸다.
22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직장동료로 1년 동안 연애를 했던 이모(30ㆍ여)씨와 김모(31)씨는 올해 초부터 결혼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 준비는 지인으로부터 상품권 유통업자 한모(26)씨를 소개 받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예비부부는 액면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권을 살 수 있어 혼수비용을 10% 넘게 아낄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2월 2일 한씨에게 1,600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1,8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보내주기로 한 한씨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상품권을 넘기기로 한 날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나중에는 전화도 잘 받지 않았다. 하루 이틀,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자 예비부부의 불안감은 커졌다. 결국 예비신부 이씨는 결혼을 10일 앞둔 지난달 27일 송파경찰서를 찾아 한씨를 신고했다.
경찰은 전화를 받지 않는 한씨의 연락처를 확보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수사 착수 가능성이 있으며 이씨가 결혼을 못하게 될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중재 끝에 이씨는 지난달 29일 한씨로부터 피해금액을 돌려 받았고 이달 9일 예정대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다. 이씨는 “한씨가 갑자기 잠적했을 때 혹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할까 봐 눈앞이 캄캄했다”며 “무사히 결혼식을 치르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밝혔다.
한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경찰은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혐의를 판단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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