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공사 구별해 엄격히 청문회"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연이 화제다. 고교ㆍ대학 동기이면서도 사뭇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총리 후보자 인준 과정에서 창과 방패로 다시 만나게 됐기 때문이다.
외견상 두 사람의 인연은 각별하다. 이 원내대표와 황 후보자는 김기준 새정치연합 의원,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 고승덕 전 새누리당 의원 등과 함께 경기고 72회 동기다. 또 이 원내대표가 나중에 서울대로 학교를 옮기긴 했지만, 두 사람 모두 재수를 한 뒤 1977년 성균관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학교 생활은 상당히 달랐다고 한다. 두 사람의 경기고 동기인 한 정치권 인사는 “황 후보자는 독일병정 같은 느낌의 모범생이었던 데 비해 이 원내대표는 평범하면서도 때론 반항적인 친구였다”고 회고했다. 황 후보자는 고3 시절 총학생회장을 맡아 교련수업 때 전교생을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엔 교장이 대체로 규칙을 잘 지키는 ‘모범생’을 총학생회장으로 지명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이 원내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잘 쳤고 고교 시절에도 미술반에서 활동하는 등 예술적 감각이 남달랐고, 때론 다른 학생들과 함께 독재타도 유인물을 뿌리기도 했다고 한다.
사회 진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는 “나는 법조인이 된 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공안검사였던 황 후보자와는 정반대 길을 걸어왔다”며 “황 후보자는 개인적으로는 착하고 자기성찰적 신앙을 중심으로 살았다”고 말했다.
그런 두 사람이 이제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정면 충돌하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고교 동기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치는 공격수들의 지휘자 역할을 맡았다. 반면 황 후보자는 고교 동기의 공격을 막아내야 총리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황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야당과 국민이 요구한 국민통합형 책임총리의 기대를 무너뜨린 ‘뼈 없는 고기’, ‘잎사귀 없는 차’와 같은 인사”라며 “엄중한 상황이니만큼 공사 구별을 엄격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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