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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축제에 '알바 흥신소' 뜨다

입력
2015.05.2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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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축제장에 생긴 '알바 흥신소'. 연합뉴스
한양대 축제장에 생긴 '알바 흥신소'. 연합뉴스

“떼인 아르바이트비 찾아 드립니다.”

봄 축제가 한창인 21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에 이색 ‘흥신소’ 부스가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부스 운영자인 학생 5명은 ‘떼인 돈 받아 드립니다. 알바흥신소’라 적힌 노란색 띠를 몸에 둘렀다. 지나가는 학생들을 상대로 체불된 임금을 찾아가라며 호객행위를 벌인 이들은 다름 아닌 한양대 총학생회 축제기획단 소속 학생들이다. 흥신소 운영자로 나선 이경은(21)씨는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도중에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한 경험이 있다”며 “법률상담,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 흥신소를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알바흥신소 부스는 이 대학 응용미술교육과에 재학 중인 이모(23)씨가 총학생회에 본인의 억울한 경험을 제보한 것이 계기가 돼 설치됐다. 이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의 한 아동전문 미술학원에서 강사로 일했지만, 아직까지 2개월치 임금에 해당하는 44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이씨 외에도 학생 대부분이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이번 기회에 노동 관련 규정을 학우들에게 알리기 위해 알바흥신소 이벤트를 기획했다.

부스 한 켠에 마련된 상담소에선 하윤성(43) 성동근로자복지센터 공인노무사가 임금체불 등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한 상담을 해줬다.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부스가 운영되는 동안 30여명이 상담소를 다녀갔다. 하 노무사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야간수당을 받지 않고 일을 하거나, 심지어 과외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상담을 받고 간 학생들이 추후 복지센터로 찾아오면 서면작성과 체불액산정 등을 무료로 도와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부스에는 이 밖에도 악덕업주, 진상손님이라 적힌 팻말에 물 풍선을 던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앵그리 알바’ 이벤트, 근로기준법 등 노동자의 권리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점검하는 ‘노동법 OX퀴즈’ 등이 마련됐다. 이경은씨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기 위해 앞으로도 노동 관련 캠페인과 이벤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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