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아, 정말 홈런 이야기가 아니라니까요."
삼성 최형우(32)가 '해명'에 나섰다. 2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그를 만나는 사람마다 "어제 경기 중 뭐라고 한 것이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전날(20일) 두산전에서 삼성은 장단 24안타를 뽑아내며 25-6으로 대승을 거뒀다. 주포 최형우와 나바로의 활약도 빠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14홈런으로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있던 둘은 이날도 맹타를 휘둘렀다. 나바로는 13-4로 앞선 6회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15호를 기록했고, 최형우는 15-4로 앞선 7회 무사 1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며 나란히 15번째 대포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바로는 7회 또 한 번 대포를 뽑아내 연타석 홈런을 장식하며 시즌 16호를 올렸다.
'사건'은 여기서 발생했다. 나바로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순간, 더그아웃 뒤쪽에서 나오던 최형우가 마주친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최형우는 나바로의 홈런 소식을 듣고 놀란 듯 '또 쳤느냐'는 입모양을 보였고, 나바로는 장난스럽게 최형우를 툭 치고 지나갔다. 상황만 놓고 보면 최형우가 나바로에게 "또 홈런을 쳤느냐"며 놀라는 모습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홈런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이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최형우는 "홈런 이야기를 한 게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7회 홈런을 치고 들어와서 아이싱을 했다. 15분 정도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우리 팀이 공격 중이더라. 그래서 깜짝 놀란 것이다"며 "그런데 하필 그때 나바로가 장난을 친다고 나를 툭 치고 지나간 것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루 똑 같은 질문만 여러 번을 받아 해명도 여러 번 했다. 최형우는 "조금 전에는 방송 인터뷰에서도 이 이야기를 했다"며 머쓱해했다.
'경쟁자'이기 전에 팀 동료다. 최형우도 나바로의 홈런이 반갑다. 그는 "내가 치든, 나바로가 치든 홈런이 나오면 우리 팀이 이길 확률이 높지 않나. 홈런레이스는 정말 신경 안쓴다"고 말했다.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