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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는 오래전부터 욕심났던 배역, 3~4옥타브 넘나드는 넘버에 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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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는 오래전부터 욕심났던 배역, 3~4옥타브 넘나드는 넘버에 끌려"

입력
2015.05.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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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최재림

2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다시 서는 최재림은 "두근두근 하는 심정을 영어로 'there is a butterfly in my stomach'이라고 하는데 요즘 나비 수십마리가 날아다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2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다시 서는 최재림은 "두근두근 하는 심정을 영어로 'there is a butterfly in my stomach'이라고 하는데 요즘 나비 수십마리가 날아다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번지점프나 100미터 달리기 전 두근두근 하는 심정 있잖아요? 워낙 유명한 작품에 욕심나는 배역으로 무대 서게 됐으니, 흥분되면서도 부담되죠.”

뮤지컬 배우 최재림(30)은 2년여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기분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지상, 윤형렬과 함께 6월 12일부터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의 유다 역에 캐스팅됐다.

14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만난 그는 “주역으로 데뷔해서 공연현장에서 연기와 춤을 배웠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장을 위한 도전이 은화 30냥에 사랑하는 스승 예수를 팔아넘긴 복잡다단한 성격, 3~4옥타브를 무시로 넘나드는 넘버를 소화해야하는 ‘독이 든 성배’로 꼽히는 유다 역할이었다. “7~8년 전쯤 이 작품 악보를 처음 봤는데, 오선지를 한참 벗어나 음표가 그려진 노래가 태반이더라고요. ‘이런 신세계가 있구나, 나도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기회가 왔죠.”

2009년 뮤지컬 수강생 오디션을 보러갔다 단번에 ‘렌트’의 주역 콜린에 캐스팅된 최재림은 이 작품 후 ‘헤어스프레이’ ‘남한산성’에서도 잇따라 주역을 꿰차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풍부한 성량과 깨끗한 고음처리의 노래솜씨가 그의 주특기.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데다 록, 발라드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는 데뷔 4년 만에 ‘지명콜’(오디션 없는 캐스팅)을 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신인 딱지를 떼기도 전인 2011년 KBS 예능프로 ‘남자의 자격’ 남성합창단의 멘토로 출연하며 벼락 인기를 얻은 게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2013년, 최재림은 갑자기 한국예술종합원에 입학하며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대중의 관심이 1년쯤 가더라”며 “인기를 더 얻기보다는 배우로서 자질을 다지는 게 중요했다. 연기를 현장에서 어깨너머로 배웠을 뿐이어서 연기 기반을 닦고 싶었다”고 말했다. “막상 학교 다시 가려니 걱정이 컸는데 지금은 제 선택에 만족해요. 이제 대본을 보면 인물 감정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관객에게 상황을 어떻게 전달할지는 알 수 있으니까요.”

인간으로서 예수의 고뇌, 예수를 사랑한 유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수퍼스타’는 1972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후 지금까지 전 세계 42개국 1억5,000만명을 열광시킨 작품이다. 유다가 부르는 ‘수퍼스타’, 예수의 ‘겟세마네’ 등 아름답고 난도 높은 음악은 지금까지도 가장 혁신적인 뮤지컬 넘버로 꼽힌다. 수년간 보컬트레이너로 신인 뮤지컬배우들을 가르쳤던 그는 “장르에 따라 소리의 길이 다르다”며 “샤우팅 창법이 60% 이상인 유다의 노래는 최대한 몸통을 쓰지 않고 가슴과 목에서만 깨끗하고 가볍게 불러야 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팝과 비슷하지만 날카롭게 찌르는 소리를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림은 “극 중 유다는 예수를 사랑하면서도 예수가 스스로의 권능을 현실을 바꾸는 데에 사용하지 않아 대립하는 인물”이라며 “이전과 달리 냉정하고 이성적인 유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나 연출가가 유다 역 맡은 세 배우에 대해 ‘소년 유다’(한지상) ‘정석 유다’(윤형렬) ‘지적인 유다’(최재림)라고 부르더라고요.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의 유다가 한 순간 무너져 예수를 배신하는 복잡한 인물로 선보일 겁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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