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을 즐겨 본다. ‘본방사수’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팬이다. 울적한 날엔 지난 회를 무더기로 다운 받아 하루 종일 킬킬거리기도 한다. 그러고 나면 내가 왜 울적했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어찌 고마운 일 아니랴.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도 많지만, ‘무한도전’만의 ‘오리지널리티’는 쉽게 카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방송된 연차와, 그만큼 숙성된 팀워크와 노하우 때문일 거다. 자기들끼리 짓까불고 놀면서 돈까지 벌어들인다는 생각에 시기(?)한 적도 있다. 그들의 멤버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허망한 상상을 주책 맞은 일이라고만 여기진 않는다. 참고로 나는 사람 웃기는 재주가 뛰어난 편이 아니다. ‘무한도전’ 멤버 중 나이가 많은 세 명은 내 또래다. 그래서인지 비슷해 보이는 주변인물과 연결시켜 누군 마음에 들고, 누군 꼴 보기 싫다 따지는 것도 방송 보는 재미라 여긴다. 주로 박명수에게 자기투사하곤 한다. 다 귀찮고, 괜히 심통 맞고, 게다가 방귀대장이라니. 어쨌거나, 여러모로 그들과 보낸 10년이 미덥고 고맙다. 경직된 자의식 풀어헤친 채 여러 분방한 감정들 액면 그대로 드러내며 넋 놓고 웃을 수 있다는 것. 때론 바보가 되면서도 즐거워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뒤끝 없이 힘을 얻고 다른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오로지 찬사하기 위해 써봤을 뿐, 별 뜻은 없다. 무한하게 웃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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