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상백
[창원=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kt는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지난 2일 롯데와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핵심은 포수 장성우를 데려오고자 미래의 에이스 박세웅(20)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모든 트레이드는 일장일단이 있지만 박세웅 카드를 꺼내든 kt가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평이 뒤따랐다.
그러나 kt에는 여전히 미래를 밝힐 기대주가 버티고 있었다. 덕수고 출신 사이드암 루키 엄상백(19)이 19일 창원 NC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리를 거두더니 이튿날에는 성균관대를 졸업한 대졸 신인 조무근이 5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했다. 팀 패배에 빛을 잃었지만 프로 첫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법사 군단 kt의 박세웅 공백을 지울 주문이 잇달아 통한 셈이다.
이달 들어 선발진에 합류한 엄상백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앞선 등판에서 단 한 차례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지만 13일 KIA전 당시 4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19일 NC를 상대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했다.
직구, 슬라이더를 던지던 '투피치 투수'였지만 시즌 전 팀 동료 고영표에게 체인지업을 전수 받아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빠르게 연마한 공을 자신 있게 뿌리자 NC 타선은 맥을 못 췄다. 이날 던진 체인지업은 44개로 직구보다 2개 더 많았다. 엄상백은 첫 승을 거둔 뒤 "다음 게임도 한 이닝 한 이닝 전력투구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 조무근
엄상백의 바통은 조무근이 이어 받았다. 198㎝의 큰 키를 자랑하는 조무근은 kt가 일찍 눈 여겨 봤던 선수다. 퓨처스리그에서 뛰던 2014년 성균관대 야구장을 빌려 쓰면서 면밀히 기량을 살펴보고 2015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6라운드로 지명했다.
조무근은 올해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지만 조 감독은 20일 깜짝 선발 카드로 꺼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4㎞로 그렇게 빠르지 않았으나 높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나오는 낙차 큰 커브에 상대 타자들은 꼼짝 못했다.
이밖에 슬라이더, 포크, 투심 등을 섞어가며 예상 밖의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1-0 리드를 안고 내려간 뒤 6회 앤디 시스코가 불을 질러 승리를 날렸지만 조무근 이름 석자를 팬들에게 확실히 알릴 수 있었던 경기였다.
조 감독은 경기 후 "신인 조무근이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적장 김경문 NC 감독 역시 "상대 투수가 잘 던져 고전했다"고 인정했다.
조무근은 "첫 선발 등판이라 많이 긴장됐다. 3회부터 자신감이 붙었다. 슬라이더 포크 등 변화구가 잘 통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 특히 경기 전 포수 장성우 선배와 NC 타선을 분석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루키들의 활약으로 희망을 찾은 kt는 21일 NC전에 또 다른 신인 정성곤이 선발 출격한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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