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라시 노벨 평화상 수상자
"가난한 아동들을 보고 서로 배우길"
“경쟁만 강조해서는 창의적 교육은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인도의 아동인권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1)는 2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에서 “아동에게 경쟁보다 희망과 행복을 주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에서 아동 노동 착취 중단 운동을 펼친 그는 세계교육포럼에 공식 초청돼 이날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티아르티는 한국 학생들이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대해 “경쟁에만 치우쳐 자신만 앞세우고 다른 이들을 짓밟는 것은 올바른 교육의 가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성장만이 교육의 목표는 아니며, 교육을 통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하고 사회 정의와 평등이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사티아르티는 한국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다른 학생들과 교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많은 것을 가진 한국의 학생들이 가지지 못한 아이들을 보고 서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며 “자신이 전 세계에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티아르티는 “한국은 교육을 통해 국가 발전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라며 “스마트폰, 자동차 등 브랜드를 키우며 큰 경제적 성장을 성취했지만 이를 다시 환원해 전 세계가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족은 경제적 성장이나 지식의 소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른 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정해진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교육의 성과를 소개하는 세계교육포럼 특별 세션 ‘한국교육 전체회의’에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60년 전 한국은 전쟁과 분단을 겪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나라였지만 교육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며 “외환 위기 중에도 교육 투자를 늘려 경제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키스 한센 세계은행 부총재는 “한국은 교육에 대한 투자로 생산성이 증가했고, 농경 사회에서 하이테크 산업으로 전환해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르지만 기적이라기보다 의도된 결과로, 빈곤한 국가들이 따라 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다만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고등교육 진학률이 너무 높아 대학 졸업생 실업률이 높다”며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포럼에서는 이 외에도 ▦평등 교육 ▦평생학습 ▦기술을 통한 교육 미래 형성 등 6개의 교육 이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각국의 교육 대표자들은 포럼 마지막날인 22일 향후 15년간 전 세계가 공유할 새로운 교육 비전을 설정해 발표한다.
인천=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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