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허가를 앞두고 주차문제가 변수가 될 조짐이다.
지난 4월말부터 5월 초까지 중국관강객(유커)이 밀려들었던 서울 소공동·명동 일대의 교통은 대단히 혼잡했다. 유커들이 서울 시내의 관광지·호텔·면세점·백화점이 밀집한 명동 일대로 몰리면서 교통체증은 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난의 주범은 유커들을 태운 관광버스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관광버스들이 무법자처럼 도로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버스는 명동에만 평일 하루 200대, 주말에는 500대 이상이 통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관광버스 단속 건수 100%증가
20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올 들어 4월말까지 소공동과 명동 일대의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608건으로 월평균 152건에 이른다.
지난해 월평균 76건(총 912건)과 비교하면 100% 이상 증가한 셈이다. 단속된 관광버스는 대부분 유커를 태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커는 개별여행보다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패키지 단체 여행을 선호한다. 최근 관광버스의 수는 일본 관광객이 주류던 2009~2010년 보다 30% 이상 높아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경기 부양에 도움을 주는 유커를 태운 관광버스에 가차없이 주차위반 딱지를 발부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서울시민들에게 불편을 감내하라고 할 수 도 없다.
▲문제는 버스 주차 공간
서울시가 발간한 '2013 서울 통행 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숭례문-한국은행-명동-을지로-청계천-광화문을 잇는 남대문로의 평균속도는 16.6km로, 서울 전체 도로의 일평균 통행속도인 26.4km보다 9.8km나 느렸다. 이유는 불법 주차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유커로 재미를 보고 있는 유통 업계에 있다. 버스 주차장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관광버스 주차 공간은 15면이 전부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도 큰 차이가 없다.
관광버스를 운전하는 A씨는 "시내에 들어가면 우리도 스트레스 받는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불법 주차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인근에 주차장이 있으면 서울시민, 관광객, 또 나 같은 사람들도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다. 우리만 잘 못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몰라서 하는 말이다"고 하소연 했다.
▲면세점 추가되면 도로는 주차장
이미 명동 인근의 주차시설은 과포화 상태다. 기존의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아성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는 신규 면세점 허가를 노리고 있다. 면세점이 추가로 생기면 그만큼 더 많은 중국인이 더 긴 시간 동안 명동 일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인 주차 시설이 완비 되어 있지 않으면 도로는 1년 열두 달 주차장이 될게 뻔하다. 관광객도 힘들고 시민들도 짜증날 일이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관광버스 주차장을 571대에서 927대로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도심에서 버스 주차 시설 확대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을지로 입구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씨는 "불법 주,정차 때문에 차가 막힌 걸 알면 화가 난다. 정부나 서울시는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7월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허가를 노리는 업체들은 대부분 명동·삼성동·동대문 등 도심 지역을 부지로 선택할 계획이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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