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혁신기구 위원장직 거절
김한길 "당 대표가 분열의 정치"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대표가 20일 문재인 대표의 혁신기구 위원장직 제의를 거절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한길 전 대표는 문 대표를 향해 ‘무능, 무책임, 무기력하다’고 거칠게 공격했다. 이로써 당 내홍 수습에 나섰던 문 대표는 고립무원 상태에 빠져 드는 모양새다.
김 전 대표는 20일 ‘당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문재인 대표에 대한 김한길의 생각’이라는 글을 통해 “당 대표가 ‘분열의 정치’, ‘뺄셈의 정치’를 추구한다면 총선과 대선을 승리를 이끌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과거 정치는 무조건 나쁘다고 해서는 안 된다. 정치를 잘 모른다는 것이 자랑일 수는 없다”고 문 대표를 몰아세웠다. 그는 최근 문 대표가 당원들에게 발표하려다 막판에 철회한 글을 언급하며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로 우리당 상당수를 타협 불가 대상으로 규정하는 ‘분열의 프레임’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그러면서 “문 대표의 정치는, 아무리 무능하고 무기력하고 무책임해도 새정치니까 무조건 좋은 정치라는 식의 주장은 논리가 아닌 억지이고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전대표는 특히 자신이 지난해 안철수 전 대표와 당을 통합한 것은 “ ‘통합의 정치’, ‘덧셈의 정치’의 승리”라고 자평한 반면, 지난 대선 패배와 19대 총선 패배, 4·29 재보선 패배에 대해서는 “계파공천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 대표를 당 대표이자 대선주자로 인정하고 존중한다. 친노 좌장으로 머물기에는 아까운 분이기 때문에 오늘이라도 패권정치를 청산하고 용광로 리더십, 신뢰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이날 ‘초계파 혁신기구’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문재인 대표의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어제(19일) 문재인 대표와 저는 당 혁신의 당위성에 공감한 바 있다”며 “(그러나) 혁신위원장 제안을 받고 제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제안 거부 입장 발표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뜻을 모아 부탁들 드렸던 것인데 좀 아쉽다.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설득 노력을 하려 했는데 아쉽게 됐다” 고 밝혔다. 문 대표 등 지도부는 비상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혁신기구 위원장 인선 등에 대해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김성수 대변인은 “안 전 대표를 다시 한 번 설득하자고 뜻을 모았다”며 “당초 계획대로 이번 주 중 혁신기구 구성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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