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월드컵경기장=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수원 삼성 블루윙즈로서는 '염대세(염기훈+정대세)'의 존재감을 재확인한 동시에 수비보완의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수원 삼성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 당했다. 수원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염기훈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내리 3골을 허용했다. 2년 전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하려던 정대세의 골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끝내 무승부를 만들지는 못했다.
'패장' 서정원 감독은 경기 뒤 소감에서 체력과 수비가 패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서 감독은 "상대에게 첫 두골을 허용할 때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실제로 수원의 수비진은 가시와 공격수들을 침투 능력에 애를 먹었다. 첫 번째 허용한 골도 2선 수비가 단번에 무너진 결과였다. 수원은 허술한 중앙 수비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으로 두 번째 골을 내줬다. 중앙 수비수들의 미숙한 공중볼 처리가 페널티킥의 빌미로 작용했다.
서 감독은 수비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로 체력적 부담 탓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FA컵, K리그 클래식 등 사흘 간격으로 경기하다 보니 선수들이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체력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를 우려해 선수 로테이션에 강조점을 뒀지만 승부를 뒤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털어놨다.
서 감독은 염기훈, 정대세의 경기력을 높게 사면서도 팀이 그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평가에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았다. 공격력에 문제가 있기 보다는 조직력이 흐트러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날 가시와의 주 공격루트는 중앙 침투였다. 서 감독은 김은선, 오장은 등의 공백으로 중원 싸움에서 밀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범석이 자신의 포지션이 아님에도 잘 싸워줬다. 그러나 중원 핵심 선수들의 전력 이탈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며 "2차전에서는 더 공격적인 스쿼드를 구상할 것"이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표면적으로 가시와는 스트라이커를 앞세웠지만 결국 상대 수비의 빈틈을 노리는 전략을 썼다. 가시와는 수원의 약점인 중앙 수비를 집중 공략했고 기습적인 침투도 수시로 시도했다. 수원은 가시와의 세밀한 공격 작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며 패배를 맛봤다.
서 감독은 "수비수들은 많았지만 배후로 들어가는 상대 공격수들을 놓쳤다"고 짚었다. 레오가 공격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쉽다고 했다.
1차전에서 패한 서 감독은 "일주일 후 열릴 2차전을 잘 준비하겠다. 좋은 경기를 펼쳐 8강 진출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수원과 가시와의 2차전은 오는 26일 오후 일본에서 열린다. 수원은 2차전에서 4골 이상 넣으며 이기거나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8강에 오를 수 있다.
사진= 서정원 감독(수원 삼성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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