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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IS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무기는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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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IS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무기는 코미디

입력
2015.05.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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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청년 6명 풍자 영상 제작

"사람들의 두려움 멈추게 하고 싶다"

위협 계속돼 터키로 근거지 옮겨

오렌지색 옷을 입은 알타세 멤버들이 이슬람국가(IS)의 과거 명칭 'ISIS'를 풍자해 오렌지국가(OISIS)로 이름 붙인 영상에서 납치한 바그다디를 처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알자지라 웹페이지
오렌지색 옷을 입은 알타세 멤버들이 이슬람국가(IS)의 과거 명칭 'ISIS'를 풍자해 오렌지국가(OISIS)로 이름 붙인 영상에서 납치한 바그다디를 처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알자지라 웹페이지
오렌지색 옷을 입은 알타세 멤버들이 이슬람국가(IS)의 과거 명칭 ‘ISIS’를 풍자해 오렌지국가(OSIS)로 이름 붙인 영상에서 납치한 바그다디를 처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오렌지색 옷을 입은 알타세 멤버들이 이슬람국가(IS)의 과거 명칭 ‘ISIS’를 풍자해 오렌지국가(OSIS)로 이름 붙인 영상에서 납치한 바그다디를 처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그들이 날 트위터에서 차단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는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에 있는 트위터 아이콘을 가리키며 “트위터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 인질로 잡으라”고 명령했다. 마스크를 쓰고 무장한 그의 부하 3명이 닭을 잡아 파란색 스프레이를 뿌리고는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한다. “이 메시지는 오바마 대통령을 향한 것이다, 당신이 바그다디의 계정 차단을 풀지 않으면 우리는 트위터를 3일 안에 죽일 것이다.”

최근 알자지라 아메리카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젊은이들이 IS를 풍자하기 위해 이런 영상물을 제작했다. 6명의 청년으로 구성된 다야 알타세(Daya Altaseh)는 “우리는 IS를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IS를 두려워하는 것을 멈추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IS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무기는 “코미디”라는 풍자인 셈이다.

알타세는 또 다른 영상에서는 IS를 향한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IS가 인질들에게 입히는 오렌지색 점프수트를 입고 영상에 등장한 알타세 멤버들은 바그다디를 납치했다며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선언한다. “당신들이 외신ㆍ아랍 기자들을 풀어주지 않고 사람들에게 펩시콜라를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바그다디를 48시간 안에 처형할 것이다.”

다야 알타세는 2013년부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시리아 내전을 풍자하는 영상을 제작해 왔다. 이들의 목표는 아사드에 반대하는 반정부단체의 진실한 모습이 무장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알타세의 창립멤버인 와트페(27)는 서방국가로부터 반정부 대표기구로 인정받은 시리아국가연합을 지칭하며 “우리는 그들을 지지하는 한편 그들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비판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다 최근 이들의 관심사가 IS로 옮겨간 것이다. 시리아 감옥에서 만난 와트페로부터 자극을 받아 알타세 영상에서 바그다디를 연기한 헤레(42)는 “나는 책을 읽었고 그들(히즙 우트 타흐리르)과 알카에다가 뭘 하는지, 뭐가 잘못됐는지 알게 됐다”며 “내게 중요한 것은 정의다. 그런 나라를 건설하는 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헤레는 1990년대 초 범이슬람주의 단체인 히즙 우트 타흐리르에 들어가 지역 지도자에까지 올랐지만 종교 원리에 대한 의견 차이로 조직에서 멀어졌고 아사드 정권에 의해 9번 감금과 고문을 당했다. 그 후 헤레는 이슬람원리주의를 벗어나 대학에 입학해 자신만의 정치철학을 구축했다.

하지만 SNS에서는 IS 비판을 서슴지 않는 알타세 멤버들에 대한 비난과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변가 어딘가에서 오렌지색 점프수트를 입고 있지 않기 위해” 근거지를 터키의 가지안테프로 옮겼다. 하지만 터키에는 IS 대원 3,000여명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거기라고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IS에 가입한 다수의 ‘보통보병’들에게 “선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헤레에게 IS에 가담한 그의 친구들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에 걸린 환자들과 마찬가지다. 이들은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에 들어갔지만 무기와 총탄이 부족해 IS에 가담하게 됐다는 것이다. 헤레는 “미국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사람들을 죽인 방법으로는 IS를 끝낼 수 없다”면서 “책과 TV와 농담”을 통해 그들이 새롭게 눈뜨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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