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사는 의학 상식, 최일훈 '당당훈훈'
질문=당화혈색소? 말이 너무 어려워요 무슨 뜻인가요?
답변=당화혈색소의 원리를 한 번 설명 드려보겠습니다. 내용이 어려우시면 그냥 꼭 재봐야 하는 것이라는 것만 이해하셔도 됩니다.
혈당을 자주 재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혈당은 계속 수치가 변합니다. 순간적으로 재는 혈당으로는 혈당 성적을 평가하기가 참 힘듭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먼저 혈색소는 적혈구 안에 있는 혈액이 빨갛게 보이게 하는 단백질입니다. 혈액 속에 있는 당(포도당)은 마찬가지로 혈액 속을 다니는 적혈구를 만나게 되고 당(포도당)은 적혈구 안에 있는 혈색소라는 단백질에 달라붙을 수 있습니다.
혈당이 높다면 많이 달라붙게 될 것이고 당이 낮다면 혈색소에 적게 달라붙을 것입니다. ‘당화(糖化)’라는 뜻은 ‘당이 달라붙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당화혈색소는 당이 달라붙어 있는 혈색소를 뜻하는 것이겠지요.
적혈구의 수명은 4개월 정도 됩니다. 혈액 속에는 태어난 지 하루 된 어린 적혈구도 있고 수명을 다해가는 4개월짜리 오래된 적혈구도 있습니다. 그래서 피를 뽑아 적혈구 들을 꺼내서 ‘당이 얼마나 달라붙어 있나’를 검사하는 것이 당화혈색소 검사입니다.
그런데 당이란 놈은 혈색소에 한번 달라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고 적혈구 수명이 4개월이기 때문에 대략 3개월 동안의 혈당이 반영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화혈색소 검사를 하면 대략 3개월 정도의 혈당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당화혈색소가 높다는 것은 혈색소에 당이 많이 달라붙어 있다는 뜻이고 약 3개월 동안 혈당이 높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순간적인 혈당은 병원에 오시는 날의 식사나 간식, 스트레스 및 운동 등에 의해 많이 좌우 되지만 당화혈색소는 그날의 컨디션과는 별 상관이 없이 냉정하게 3개월 치의 혈당을 알려 줍니다.
의사들이 당뇨 진료를 할 때 혈당 보다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를 보고 환자분의 혈당 상태가 좋은지를 판단하는 이유 입니다.
정리=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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