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록 밴드 기타리스트가 레슨이랍시고 몇 마디 떠드는 동영상을 봤다. 요지만 추리면, 하루에 8시간씩 매일 연습하라, 친구들과는 절교할 생각해라, 술은 성공해서 마셔라 등등. 보면서 괜히 뜨끔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지 않는 걸 반성해서가 아니다. 그런 도덕적 훈시라면 되레 꼴값 떠는 것으로 보였을 거다. 그 말을 할 때, 그의 태도는 매우 진지하고, 어딘가 광기마저 느껴졌다. 수련한 자의 여유와 그 과정들을 객관적으로 관망하는 유머도 느껴졌다. 그랬기에 그 얘기가 믿을 만한 말로 받아들여졌다. 고백건대, 그가 속한 밴드는 내가 별로 좋아하는 팀이 아니다. 어떤 음악적인 호오나 평가를 떠나 내가 주목했던 건, 그가 뱉어내는 말의 내용보다 그가 말하는 태도였다. 사실, 그의 말은 어떤 일에 몰두해본 자라면 누구나 떠들 수 있는 내용에 불과하다. 듣기에 따라 고리타분할 수도, 기술적 방법에 대한 전달력이 미비한 괜한 허세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자꾸 그의 눈을 보게 됐다. 희한하게 그의 삶이 보였다. 내가 누구를 가르칠 게 있다면 내 삶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는 자의 결기 같은 게 느껴졌다. 그래서 얻은 결론. 뭔가 배울 게 있다면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고 그 안에서 스승을 찾아라, 하는 것. 무슨 무슨 학원에 돈을 쓰느니 스스로 각성하고 몰입하라, 하는 것.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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