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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방광염이 생겼습니다. 이런 경우 성관계를 피해야 하나요?

입력
2015.05.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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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방광염이 생겼습니다. 이런 경우 성관계를 피해야 하나요?

방광염은 방광에 균이 들어 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대부분 요도가 짧은 여성에게 발생하므로 남성은 거의 겪어 보지 못하는 질병입니다.

사람이라면 남자나 여자를 막론하고 요도 밖의 피부에 정상적으로 매우 많은 균들이 있게 마련인데, 이런 균 들이 요도를 타고 방광 쪽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생깁니다. 이런 현상은 남자에게도 생기는데 요도가 긴 관계로 방광까지 올라가지 못 하고, 올라가더라도 전립선염을 먼저 일으키게 됩니다. 여자에게는 전립선도 없고 요도도 짧으므로 문제를 일으킬 경우엔 바로 방광염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일단 방광에 균이 들어 간다고 하면 그 차체로 무조건 염증이 생길 것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단순히 방광에 균이 들어가는 것 만으로 염증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방광염은 이렇게 방광으로 들어간 균이 방광의 벽에 자리 잡고 증식을 해야 비로소 발생하게 됩니다.

방광은 그 자체로 균이 방광 벽에 잘 붙지 못하게 하는 방어막과 면역 기능을 가지고 있고, 주기적인 배뇨로 인해 염증을 일으키기 전에 균이 몸 밖으로 빠져 나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방광염은 매우 피곤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때에 많이 발생 합니다. 그러므로 먼저 이런 방어 작용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단은 면역이 떨어질 만큼의 피곤함이나 스트레스를 줄여야 하고,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으며, 성관계 후에는 바로 잠들지 말고 소변을 봐서 방광을 비워 주는 것이, 균이 자랄 시간을 없애 염증을 방지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입니다. 만약 성관계 직후에 방광염 같은 증상이 생긴다면, 이 상황은 균이 들어갔더라도 방광에서 자랄 시간이 안 된 상황이므로, 성관계로 방광이 직접 자극이 되어 생기는 증상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성관계가 방광에 균이 들어가는 것을 어느 정도 촉진 시킬 수는 있지만, 성관계를 하지 않는 어린 아이에게도 요로 감염이 생기는 걸 보면, 성관계만으로 방광염이 생긴다는 인식은 맞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방광염을 겪더라도 성관계를 무조건 피할 일은 아닙니다. 위에 말씀 드린 점들을 유념하여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누리시길 바랍니다.

이영훈 원장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비뇨기과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다. 비뇨기종양학회와 내비뇨기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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