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871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분기를 전후해 연말이나 연초 성과금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직장인들이 신용대출을 갚아나가면서 잔액이 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초저금리로 은행에서 빚을 내기 수월해진 데다가 경기둔화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국민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농협 등 6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작년 12월말 77조2,510억원에서 4월말 77조3,381억원으로 871억원 늘었다. 이는 1년 전인 2013년 12월 75조1,687억원에서 작년 4월 74조2,495억원으로 9,192억원 줄어든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상승이라 할 만하다.
특히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규모 증가폭이 가장 컸다. 작년 12월 16조9,002억원에서 올 4월 17조4,566억원으로 늘어 5,564억원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올 1월 신용대출 금리(1~3등급 기준)를 4.03%에서 3월 3.88%로 0.15%포인트 낮췄다. 금리가 국민, 우리, 농협은행보다 높지만 시장을 세분화해 특화시장을 발굴,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한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신한은행은 분석했다.
국민은행의 신용대출 증가폭도 컸다. 같은 기간 14조9,218억원에서 15조4,004억원으로 4,786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신용대출 금리를 1월 3.71%에서 3월 3.42%로 0.29%포인트 낮췄다. 이는 6대 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이며 동기간 인하폭도 가장 큰 것이다. 국민은행은 금리인하뿐 아니라 지난해 연말부터 6종의 신상품을 선보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게 신용대출증가에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국민과 신한을 합쳐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조원 넘게 늘었지만 하나, 외환, 우리, 농협 등 나머지 4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9,479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금리가 높았다. 하나은행은 신용대출 규모가 10조2,892억원에서 10조97억원으로 2,795억원 감소했다. 나머지 5개 은행이 지난해부터 계속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1~3월 금리를 내렸지만 하나은행만 유일하게 3.93%에서 4.03%로 금리를 올렸다.
나머지 3개 은행은 전통적으로 직장인들이 1분기에 성과급을 받아 빚을 갚는 경향에 따라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금리를 4.30%에서 4.05%로 0.25%포인트 내렸지만 4조7,117억원에서 4조4,717억원으로 신용대출 잔액이 2,400억원 줄었다. 농협은행도 금리를 3.62%에서 3.51%로 내렸으나 2,925억원이 감소했고 우리은행도 금리를 3.98%에서 3.69%로 낮췄지만 1,359억원 줄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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