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이 운용되는 140m 크레인에
인천항 비해 2배 큰 선박 입출항동
“기사님, (컨테이너 운송 차량을) 10㎝만 후진해주세요. 전광판 보시고요. 네, 더 움직이지 말아주세요.”
1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서남 측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B터미널) 컨테이너 장치장에선 차량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높이 25m의 분홍색 크레인은 차량에서 컨테이너를 내리거나 싣는 정밀 작업을 제외한 모든 일을 스스로 했다. 무인자동화 시스템이다.
터미널 운영동에 있는 통제실에선 크레인에 달린 스피커와 폐쇄회로(CC)TV, 대형 집게(스프레더)를 조작해 건물 안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기만 할 뿐 컨테이너 적재, 차량과 화물 배치 등은 밖에서 자동으로 이뤄졌다.
B터미널의 컨테이너 장치장에 설치된 이른바 야드 크레인 14기 외에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내리고 싣는 초대형 크레인 5기도 부두 쪽에 서있었다. 갠트리 크레인으로 불리는 이 크레인은 길이가 140m, 무게가 1,500톤에 이른다.
인천신항이 다음달 1일 부분 개장을 앞두고 운영 준비가 한창이다.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B터미널 운영사인 선광은 다음달 1일 B터미널 부두 800m 가운데 410m를 우선 개장한다. B터미널의 연간 컨테이너 처리 규모는 6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수준이다. 한진이 운영할 A터미널 부두 800m는 내년 초 문을 연다. 총 부두 길이 1.6㎞의 컨테이너 전용항만에는 배를 대는 부두인 선석이 6개가 들어선다.
IPA는 2020년까지 총 사업비 2조5,000억원을 투입해 A·B터미널을 포함해 12개 컨테이너 선석과 항만배후부지 211만㎡를 개발할 계획이다.
인천신항은 수도권과 중부권에서 발생하는 수출입 화물과 연안 화물을 대부분 처리하는 기존 인천항이 항만물동량 증가로 포화 상태가 되면서 개발하게 됐다. 인천신항은 수도권에 위치해 부산항 등 남부권 항만에 비해 육지 운송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중국과도 가깝다. 특히 4,000TEU급 미만 선박만이 들어올 수 있었던 기존 인천항과 달리 8,000TEU급 선박도 입출항이 가능하다. IPA 관계자는 “B터미널 개장은 인천항 재배치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PA는 송도국제도시 서북 측에 새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도 2017년 말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카페리 7개 선석과 크루즈 1개 선석을 갖추고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5,000톤급 크루즈까지 접안이 가능한 시설이다. 새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이 2018년 가동에 들어가면 현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이 1,2터미널로 이원화된다. 크루즈 전용 터미널이 없어 생겼던 불편도 사라질 전망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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