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보다 개비당 함량 많고
표기와 실제 함량의 오차도 커
전자담배를 피우면 연초담배보다 니코틴을 최대 2.6배 더 흡입하게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코틴 액상 용기에 표시된 니코틴 함량이 실제와 다른 경우도 많았다.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은 전자담배용 니코틴 액상 제품에 대한 공동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두 기관이 ‘1㎖당 12㎎’으로 표시된 혼합형 니코틴 액상 제품 2개와 1㎖당 12㎎으로 희석한 니코틴 원액 제품 16개 등 18개 제품의 기체(氣體)상 니코틴 함량을 중간 농도(개비당 니코틴 0.33㎎) 연초담배와 비교한 결과,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량이 연초담배보다 1.1~2.6배 높았다. 전자담배 판매점들은 1㎖당 12㎎을 중간 농도 연초담배와 비슷하다고 안내한다. 경우에 따라 전자담배가 연초담배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니코틴 함량과 용기에 표시된 함량이 다른 경우도 많았다. 니코틴 액상 25개 제품 중 10개(40%)가 표시와 실제 함량 간 오차가 10% 이상이었다. 4개 제품은 실제 니코틴 함량이 표시 함량보다 21% 가량 부족했다.
또 전자담배 판매점들은 니코틴 원액을 팔 때, 계량기구 없이 니코틴 원액 방울 수로 니코틴 함량을 계산하는 원시적 방식을 소비자들에게 안내하고 있어 니코틴 과다 투입 우려가 높다고 소비자원은 전했다.
각종 소비자 피해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전자담배 관련 위해 사례 63건에 대한 분석 결과, 구토와 가슴통증 등 부작용 사례와 전자담배 배터리나 충전기가 폭발해 화상을 입은 사례가 각각 20건(31.7%)으로 가장 많았다. 니코틴 액상을 의약품으로 오인해 눈에 넣거나 섭취한 사례도 8건(12.7%) 접수됐다. 두 기관은 문제가 된 제품이나 업체명을 이번 발표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한 게 아니라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업체들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면서 “전자담배 사업자들과 간담회에서도 제품명을 밝히지 않기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기술표준원은 시중에서 팔리는 전자담배 충전기 가운데 부품이 임의로 변경된 10개 제품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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