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8강전 제4국
백 백홍석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4 흑1, 백2가 교환된 후 점심시간이 시작됐다. 대국자들은 보통 따로 점심을 먹는데 같은 바둑도장 선후배로 평소 친한 사이인 이세돌과 백홍석은 함께 식사를 했다. 물론 지금 진행 중인 바둑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이런저런 신변잡사를 화제로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오후 대국이 시작되자 이세돌이 바로 3으로 쳐들어갔다. 참고1도 1은 흑이 일방적으로 쫓기는 모습이므로 자신의 주특기인 ‘흔들기’를 시작한 것이다. 백이 참고2도 1로 받으면 2로 붙여서 간명하게 처리하려는 생각이다.
그러자 백홍석이 4로 위아래 흑을 차단한 다음 5, 7 때 8로 흑의 집 모양을 없애며 본격적인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막상 백이 이렇게 강하게 나오자 흑도 수습이 쉽지 않다. 이세돌이 11, 12를 교환해서 위쪽을 응급처치한 다음 13, 15로 아래쪽을 살려냈지만 16 때 다음 수가 또 어렵다. 당장 백이 17로 덮어씌우면 위쪽 흑돌이 너무 답답해지므로 일단 17로 뛰어 나갔지만 18이 놓이자 이번에는 아래쪽 흑돌이 위험하다. 이세돌이 선뜻 응수를 하지 못하고 깊은 장고에 들어갔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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