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세계선수권 종합 우승
내년 열릴 리우올림픽에 희망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18일 폐막식을 끝으로 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남녀 8체급씩, 16개 체급으로 나뉘어 열린 이번 대회에서 전 체급에 출전해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특히 금메달 1개도 불투명했던 여자부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 태국과 터키(이상 금1ㆍ은1ㆍ동1) 등을 제치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불과 1년 앞두고 치러져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 사실상 지금의 전력이 내년 리우올림픽과 직결된다. 때문에 49kg급 하민아(경희대)를 시작으로 53kg급 임금별(전남체고), 73kg급 오혜리(춘천시청)가 차례로 금메달을 거머쥔 여자부는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 속에 올림픽에서도 희망을 부풀렸다. 남자부도 비록 금 1개와 동 1개에 그쳤지만 올림픽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 우선 54kg급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김태훈(동아대)은 건재를 확인했고, 숙적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에게 16강에서 덜미를 잡힌 63kg급의 에이스 이대훈(한국가스공사)은 이미 충분한 랭킹 포인트를 쌓아 이번 대회에 전력을 쏟아 부을 이유가 없었다. 이대훈도 대회를 앞두고 “3연패도 좋지만 올림픽을 목표로 컨디션 점검 위주로 경기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메달을 획득한 68kg급의 신동윤(한국체대)도 첫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과시했다.
기량 면에서는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킨 한국이지만 숙제도 떠 안았다. 올림픽 이듬해에 다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현지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집행위원회 투표에서 전북 무주는 터키 삼순을 제치고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2011년 경주 대회에 이어 6년 만에 통산 7번째 세계선수권을 유치하게 된 한국은 축제 분위기였지만, 정작 대회가 시작되자 걱정이 앞섰다. 100만 주도(主都)민이 하나가 돼 태권도 축제를 성대하게 치러낸 첼랴빈스크의 성공 개최에 큰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시설과 홍보는 기본이고 6개월간 숙련된 900명의 자원봉사자를 투입해 운영면에서 완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주는 세계태권도의 총 본산 ‘태권도원’이라는 무기를 내세워 유치에 성공했다. 그러나 첼랴빈스크에서 눈높이가 한껏 높아진 태권도인과 팬들 앞에 웬만한 볼 거리, 자랑 거리로는 통할 수 없으며 하물며 종주국이기에 ‘잘 하면 본전’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전북도 관계자는 “걱정이 앞서지만 남은 2년간 착실하게 준비해 한국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남녀부 최우수선수(MVP)에는 남자 68kg급 금메달리스트인 세르벳 타제굴(터키)과 여자 73kg초과급 우승자인 비안카 월크던(영국)이 선정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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