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뇌사사건’ 법정공방 2라운드
새벽 시간 자신의 집에 침입한 도둑을 때려 뇌사에 빠뜨려 정당방위 논란을 불러 일으킨 20대 젊은이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재개돼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청년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폭행을 당한 50대가 사건 발생 9개월 여 만에 사망해 정당방위 요건 등을 놓고 법정에서의 제2라운드 공방을 오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는 7월 15일 자신의 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던 김모(54)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최모(22)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진행한다.
최씨는 지난해 3월 강원 원주시 자신의 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던 김씨를 빨래 건조대와 주먹 등으로 때려 뇌사에 빠뜨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 받자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최씨가 사용한 빨래 건조대 등을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느냐’와 ‘김씨의 과거 뇌질환 병력과 뇌사의 연관성’ 등이 쟁점이 됐다.
국회 국정감사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도 정당방위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를 놓고 논란이 촉발돼 이 사건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정당방위의 범위를 너무 좁게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뇌사상태에 빠졌던 김씨가 지난해 12월 병원에서 폐렴으로 숨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씨의 혐의를 상해치사로 변경했다. 형량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이 사건은 당초 1월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재판이 연기됐다. 그 사이 최씨는 재판부가 지난 3월 보석 결정을 내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
최씨의 변호인은 이날 “김씨의 공식적인 사망원인인 폐렴은 집주인 최씨의 폭행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없다”고 밝혀 공방을 예고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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