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평균 자책점 0… 팀 5할 승률 끌어가
‘새가슴’만 가득하다던 롯데 불펜에 ‘강심장’ 투수가 떴다.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오른손 투수 이성민(25)이 ‘미스터 제로맨’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성민은 18일까지 올 시즌 성적이 18경기에서 2패1홀드 4.37의 평균자책점으로 크게 뛰어나지 않다. 그러나 롯데로 이적한 지난 2일부터는 7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KBO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불펜 투수 중 한 명이다. 그는 10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는 동안 15개의 삼진을 뽑아냈고 실점은 아예 없다. 뒷문이 불안한 롯데도 이성민의 가세로 5할 승률 언저리에서 버티고 있다.
그가 유일하게 흔들린 경기는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이다. 전날 경기가 끝난 직후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고 대전으로 이동하자마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또 팀 사정상 곧장 마운드에도 올라야 했다. 당시 투구 내용은 1⅔이닝 2피안타 2볼넷. 다행히 이어 나온 투수가 호투를 보이며 실점이 없었다.
경북고-영남대 출신의 이성민은 9구단 NC가 2013년 우선지명으로 영입한 투수다. 유망주 계약금 거품이 빠진 가운데서도 3억원이라는 많은 계약금을 받았다. 구단은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와 포크볼로 대학 무대를 평정한 그의 기량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제구와 체력만 보완하면 선발로도 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 뒤 10구단 kt의 특별지명 때 이성민은 팀을 옮겨야 했다. 20인 보호 명단에 그가 빠진 것을 확인한 kt가 고민 없이 빠른 선택을 한 것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원 소속구단인 NC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막 프로 적응을 마쳐 자신감도 생긴 상태였고, 팀도 창단 후 빠르게 가을 야구를 경험하며 강 팀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2013~14년 2년 간 NC에서 4승6패4홀드, 5.3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또 다시 신생팀에서 뛰어야 하는 얄궂은 운명 앞에 섰다.
그러던 중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이달 초 kt와 롯데가 4대5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kt의 미래라고 불리던 박세웅, 롯데가 절대 내줄 수 없다고 몇 년 전부터 강조한 장성우에게 이목이 집중됐지만, 사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이성민을 주목하고 있었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경남고 감독을 역임한 이 감독이기에 당시 경북고의 에이스 이성민을 모를 리 없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의 좋은 선수를 보냈지만, kt의 좋은 선수를 영입했다. 만족한다”고 했다.
이성민은 곧장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세 번째 유니폼과 홈 구장, 그리고 팬들 앞에서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그것도 KBO리그 강타자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았다. 넥센 김민성 스나이더 유한준, 한화 이용규 김회성 조인성, NC 박민우 나성범, SK 브라운 최정 등이 모두 그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성민은 10일 마산 NC전 2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13일 사직 넥센전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15일 수원 kt전에서도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요즘 롯데 팬들이 웃는 이유, 이성민 때문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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