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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 초고가 상품이 잘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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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 초고가 상품이 잘 팔린다

입력
2015.05.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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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일수록 잘 팔리는 상품이 있다.

초 저가 상품이 잘 팔린다. 장바구니에 들어가는 생필품 위주로 구성된다. 또 초 고가 상품도 잘 팔린다. 불황일수록 유통 업계가 고가 마케팅을 하는 이유다.

실제로 유통업계에는 '불황일수록 비싼 상품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당연히 불황의 늪을 허덕이고 있는 현재에도 초고가 상품들은 잘 팔리고 있다. 그에 맞춰 유통 공룡들의 고가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유통업계 경쟁하듯 고가 마케팅

백화점 업계는 경쟁하듯 고가 시계 마케팅에 한창이다. 업계 랭킹 1위 롯데백화점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로저 드뷔'의 벨벳 36mm오토매틱 하이 주얼리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5억원 이상이나 된다. 304개의 다이아몬드(총 13.61캐럿)가 박혀있다. 한화갤러리아는 10개 극소량 한정 생산된 바쉐론콘스탄틴의 초고가 모델인 ‘하모니 울트라-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크로노그래프’ 가 간판이다. 가격은 4억3,000만원이다. 현대백화점도 이에 뒤질세라 4억7,000만원에 이르는 ‘예거 르쿨트르’의 ‘랑데부 투르비옹 하이 주얼리’를 내세우고 있다. 시계 내부와 테두리에 다이아몬드가 총 547개 세팅되어 있는데 시계 하나에 투입된 다이아몬드가 총 9캐럿에 달한다.

시계뿐이 아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1억6,800만원에 이르는 스웨덴 명품 침대 브랜드인 해스텐스 '비비더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가격은 오로지 침대만의 가격이다. 여기에 걸맞은 명품 매트를 얹으면 가격은 2억원까지 상승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9층에 있는 명품 카메라 브랜드 '핫셀블라드'가 효자다. 카메라의 명가인 니콘·캐논과는 리그가 다르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 전 초고화질 사진이 필요할 때 사용했었다. 스웨덴 럭셔리 카메라 브랜드인 핫셀블라드는 인류 최초로 달에 간 암스트롱이 달에 가져간 일화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현재는 마니아들 위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TV도 급이 다르다. 삼성 88인치 SUHD TV는 3,500만원이나 된다. 기존 TV보다 2.5배 밝고, 64배 이상의 세밀한 색상으로 자연의 풍부한 색감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105인치에 이르는 LG TV는 주문 생산을 하고 가격이 1억2,000만원이나 된다.

이 밖에도 유통업계는 요식·가방·선글라스 등 초고가 상품들을 앞세운 경쟁이 치열하다.

▲0.01%가 지갑 열어

불황에 초고가 상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초 상류층인 0.01%가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국가재정이 파탄 났을 때도 고가 상품은 많이 팔렸다.

업계에서는 고가마케팅이 먹히는 이유를 나름 분석 하고 있다. 시계의 경우는 골동품 같은 보존적 가치가 이유 중 하나다. 대부분의 명품 시계의 경우 많은 비용을 들여 생산하고 각 모델별로 10개~100개 정도의 한정수량만 생산한다. 향후 가치가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최상류층이 열광한다는 분석이다.

또 경기가 좋을 때는 특별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지만 불경기가 되면 업계에서 다방면으로 큰손들에 대한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덕분에 해외에서 구매하던 큰손들이 국내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대접받으면서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중산층이 사라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고가 상품 구매 군과 저가 상품 구매군은 남아있지만 기존에 있던 중상위 제품 구입군이 저가 상품군으로 편입됐다. 당연히 고가 상품들이 중상위 상품 매장을 잠식하면서 크게 확대됐다.

A백화점 마케팅부장은 "일부 고가 명품 브랜드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B백화점 관계자는 "작년까지 지갑을 열지 않았던 최상위 그룹의 지갑이 열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쪽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C백화점 관계자는 "상위 0.01%는 불황일 때가 쇼핑하기 더 좋다고 한다"며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일반고객 100사람보다 큰 손님 한 두명의 매출이 더 큰 경우가 있을 정도"라고 귀띔 했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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