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체 어떻게 드셨길래 우리 먹방에 놀라시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체 어떻게 드셨길래 우리 먹방에 놀라시나"

입력
2015.05.18 17:18
0 0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몸무게 합쳐 500kg 식신 4명

음식마다 별난 먹는 팁 소개

방송 후 포털 검색어 순위 장악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왼쪽부터)이 14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한 족발집에서 각기 취향에 맞게 족발 먹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민경은 이날 먹지 못하는 벌칙 ‘쪼는 맛’에 당첨돼 족발을 들고 포즈만 취했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년)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왼쪽부터)이 14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한 족발집에서 각기 취향에 맞게 족발 먹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민경은 이날 먹지 못하는 벌칙 ‘쪼는 맛’에 당첨돼 족발을 들고 포즈만 취했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년)

“이 족발을 왜 이제 알았지? 진짜 서운하네 내 인생이. 사장님! 포장되죠?”(김준현) “대(大)자 시켰는데 왜 양이 적지? 이거 네 번은 시켜 먹어야 해. 그래야 양이 맞아.”(유민상) “씹는 모습과 소리만으로 고기가 퍽퍽한지 부드러운지 알 수 있지. 느껴봐, 부드럽잖아.”(김민경) “야식으로 족뱅이(족발+골뱅이)도 최고죠. 족뱅이 몰라요?”(문세윤)

족발 한 접시를 놓고 자타공인 ‘먹방 고수’ 4인방이 첨단 연구 프로젝트라도 벌이는 듯하다. 네 명의 총 몸무게 500㎏에 육박하는 이들이 무엇인들 맛있지 않을까마는, 먹는 방식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지난 14일 서울 적선동의 한 족발집에 모인 이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족발을 ‘맞이’했다. 8대의 ENG 카메라가 미동도 없이 숨을 죽였다. 마치 의식을 치르기 전 경건한 자태라고나 할까. 젓가락 하나 내려 놓는 소리조차 놓치지 않겠다는 듯.

매주 금요일 저녁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은 “역시 먹방”이라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만든다. ‘뚱 MC’ 4인이 입을 쩍쩍 벌리고 음식을 흡입하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침 삼키기도 힘들다. ‘쿡방’이 유행이라지만 순전히 먹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우리로서는 새로울 게 없어요. 늘 먹던 대로 보여드리는 건데 시청자분들이 ‘그렇게도 먹느냐’며 놀라곤 합니다. 그 동안 대체 음식을 어떻게 드셨길래?”(유민상)

저 천연덕스러운 입담. 하지만 시청자들은 우선 ‘어마무시한’ 흡입량과 유별난 ‘먹는 팁’에 놀란다. 이날 족발집에서도 대(大)자를 네 번 시켜 사장님도 고개를 내저었고, 지난 방송에서 먹은 곱창, 떡볶이, 돈까스, 감자탕은 10인분이 넘었다. 밥은 한 사람이 세 공기 이상 뚝딱이다. 네 명이 소개하는 먹는 팁은 방송이 끝나면 내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장악한다. 7회 방송에서 문세윤이 돈까스를 먹는 2분33초짜리 동영상은 조회수 1만 건이 넘어갈 정도로 이슈였다. ‘맛있는 녀석들’의 이영식 PD는 “출연자들과 사전 인터뷰를 통해 ‘먹는 팁’을 미리 받아두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한 음식에 각기 다른 방식을 갖고 있다”며 기존 ‘먹방’과의 차이를 밝혔다.

김준현은 이날도 족발에 소금을 찍어 먹거나 데리야끼 소스와 다진 마늘을 넣고 볶아 먹는 팁을 소개했다. 곱창을 식빵에 넣어 먹는 ‘곱창버거’, 까나리 액젓에 찍어 먹는 소고기, 뜨거운 밥에 말아먹는 짬뽕 등 방송마다 다양한 팁을 알려준 김준현은 ‘식신’들이 인정한 진정한 먹방 고수다. “저희가 먹는 모습이 뭔가 다르긴 한가 봅니다.(웃음) 얼마 전 만난 하하형도 ‘먹방의 갑’이라고 하더라고요.”

유일한 여성 출연자인 김민경도 제대로 된 먹방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어나는 몸무게도 감수한다. 보기와 달리 곱창을 처음 먹어보는 등 비위가 약한데도 세 남자에게 질 수 없단다. “한참을 먹다 보면 배가 터질 듯 나오는데 화면에 잡혀요. 배에 힘을 줬더니 음식을 먹을 수가 없는 거에요. 호호. 지금은 배가 나오든 입에 뭐가 묻든 있는 그대로 해요. 시청자 눈을 속일 수 없더라고요.”

한 사람은 먹을 수 없는 벌칙인 ‘쪼는 맛’ 추첨, 딱 한 숟가락만 먹는 ‘한 입만’ 찬스 등은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재미. 숟가락 위에 보통 사람 세 입 거리를 올려놓고 ‘한 입만’ 찬스에 성공하는 문세윤은 ‘먹신’이다. “큰 덩치의 사람들이 오로지 먹는 것에만 집중하는 프로그램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더 재미있고 관심 있게 봐주시는 거고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