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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0cm 0cm 0pt;">[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한국 프로야구에서 '순수' 신인왕이 나온 건 벌써 8년 전 얘기다. 2007년 임태훈(두산)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중고' 신인들이 타이틀을 가져갔다. 그만큼 프로와 아마의 수준 차이는 크다. 대부분의 신인들은 2군에서 충분한 기량을 쌓아야 1군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
문제는 유망주가 1군 선수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얼마만큼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대개 각 구단은 고졸 유망주는 4~5년을 두고 본다. 대졸 유망주에게 주어진 시간은 2~3년 정도다. 구단 입장에서는 매해 또 다른 신인들이 들어오는 탓에 먼저 입단한 유망주들을 마냥 기다려주기 힘들다. 방출되거나 2군에서 스스로 은퇴하는 선수가 상당하다.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터닝포인트를 빨리 잡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2002년 삼성 입단, 2005년 방출, 2년 간 경찰야구단을 거쳐 2008년 타율 2할7푼6리(126경기) 19홈런 71타점으로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탄 사자군단 4번 타자 최형우(삼성)는 아주 드문 케이스다. 최형우처럼 프로에 입단한지 6년 만에 빛을 본 선수보다 그 전에 경쟁에서 밀리고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훨씬 많다.
올해는 공교롭게 2011년 나란히 프로에 뛰어든 '동기'들이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주목된다. 그 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 유창식(KIA), 3번 윤지웅(LG), 7번 서진용(SK), 8번 한승혁(KIA), 9번 홍건희(KIA), 11번 이현호(두산), 16번 강경학(한화), 19번 고종욱(넥센), 26번 임정우(LG), 38번 정진호(두산), 42번 박계현(SK), 73번 양현(두산) 등이다.
7억팔 유창식은 새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중이다. 4대3 트레이드로 정든 대전을 떠나 고향 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난 주말 두산과의 홈 3연전에서 선발 등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팀 사정상 선발 데뷔전은 미뤄졌다. 유창식은 "한화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면서 "여기서는 잘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KIA의 우완 듀오 한승혁과 홍건희는 2011년 드래프트에서 각각 1, 2라운드에 호명됐다. 그 중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한승혁은 제구가 좋아져 팬들의 기대가 크다. 18일 현재 시즌 성적은 12경기 1승2패4홀드 평균자책점 2.87이다. 주말 3연전에서 두 차례 한승혁을 상대한 두산 정수빈은 "광주에 오기 전까지 3타수3안타로 강했는데, 이번엔 공도 엄청 빠르고 포크볼도 정말 예리하게 떨어진다. 도저히 못 치겠더라"고 말했다.
SK 서진용은 지난 13일 생애 첫 1군 등판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인천 두산전에서 1-3으로 뒤진 6회초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3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또 17일 잠실 LG전에서도 2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틀어막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특히 이날 아웃카운트 6개 중 5개가 삼진이었다. 직구 최고 시속이 154㎞에 이르는 그는 "내 꿈은 마무리다. SK의 마지막 투수가 되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두산에는 투수 이현호와 양현, 외야수 정진호가 있다. 이현호는 고교시절 유창식에 이은 좌완 '넘버 2' 투수였고, 정진호는 공수주 3박자를 갖추고 있다. 양훈(넥센)의 동생으로 먼저 알려진 양현은 공 스피드가 빠르지 않지만 제구가 좋아 출장 기회가 부쩍 늘어났다. 이현호는 "내게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 1군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감독님이 10점 차 뒤진 1회에 나가 9회까지 막으라고 해도 던지겠다. 1군에서 버티다 보면 차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한화 유격수로 인상적인 활약 중인 강경학과 SK 주전 2루수 박계현, 서건창 대신 1번으로 출전했던 고종욱, LG 윤지웅과 임정우가 커리어 하이 시즌에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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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0cm 0cm 0pt;">사진=왼쪽부터 KIA 유창식-한화 강경학-두산 이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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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0cm 0cm 0pt;">◇2011 신인 드래프트 주요 선수
전체 지명 순위 이름(팀ㆍ출신교ㆍ병역) 현 상황
1번 유창식(KIAㆍ광주일고ㆍ미필) 드래프트로 한화에서 KIA로
3번 윤지웅(LGㆍ동의대ㆍ군필) 군 제대 후 2년차
7번 서진용(SKㆍ경남고ㆍ군필) 154㎞의 광속구, 마무리를 꿈꾸며
8번 한승혁(KIAㆍ덕수고ㆍ미필) 제구가 된다
9번 홍건희(KIAㆍ화순고ㆍ군필) 제대 후 선발ㆍ불펜 전천후 활약
11번 이현호(두산ㆍ제물포고ㆍ군필) 필승계투조 합류 눈앞
16번 강경학(한화ㆍ동성고ㆍ군필) 한화의 주전 유격수
19번 고종욱(넥센ㆍ한양대ㆍ군필) 서건창의 공백을 메워라
26번 임정우(LGㆍ서울고ㆍ미필) 임시 선발로 합격점
38번 정진호(두산ㆍ중앙대ㆍ군필) 대타ㆍ대수비ㆍ대주자
42번 박계현(SKㆍ군산상고ㆍ미필) 나주환 제치고 SK 주전 2루수
73번 양현(두산ㆍ대전고ㆍ미필) 안정된 제구, 늘어난 기회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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