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은 세계선수권 3연패 좌절
태권 낭자들의 금빛 발차기가 러시아를 뒤흔들고 있다. 만년 2인자 오혜리(27ㆍ춘천시청)도 국제대회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혜리는 18일 러시아 첼랴빈스크의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6일째 여자 73kg급 결승에서 중국의 ‘신성’ 정수인(21)을 5-4로 꺾고 정상에 섰다. 오혜리는 전국체전에서는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오픈대회를 제외하고는 2011년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딴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당시 오혜리는 결승에서 글라디 에팡(프랑스)과 2-2로 비기고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했으나 석연치 않은 우세패를 당한 바 있다.
결승 상대 정수인은 2010년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해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중국 여자 태권도의 기대주다. 1라운드를 3-3으로 비긴 오혜리는 2라운드에서 왼발 몸통 공격을 성공시켜 앞서 나갔다. 마지막 3라운드 들어서 4-4 동점을 허용했지만 막판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끌고 가다 다시 몸통을 노려 결승점을 뽑았다.
오혜리의 금메달로 한국은 네 번째 금맥을 캐며 사실상 종합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면 세대교체가 이뤄진 여자부는 남자부에 비해 전력이 떨어져 잘 해야 베테랑 황경선(고양시청) 정도의 금메달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황경선이 메달 획득에 실패한 가운데 3개의 금메달을 휩쓸어 리우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반면 믿었던 에이스 이대훈(23ㆍ한국가스공사)은 대회 3연패에 실패했다. 이대훈은 앞서 17일 밤 열린 남자 63kg급 16강에서 숙적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에게 3-4로 역전패했다. 이대훈은 3-1로 앞서다 경기 종료 7초를 버티지 못하고 곤살레스의 왼발에 머리를 맞아 단숨에 3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대훈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58kg급 결승에서도 당시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두고 곤살레스에게 8-17로 패하는 등 대기록 앞에서 번번이 그의 벽에 막혔다. 이날까지 상대 전적도 1승3패로 밀리게 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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