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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선발 로테이션, 며느리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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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선발 로테이션, 며느리도 모른다

입력
2015.05.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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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올 시즌 프로야구는 팀당 144경기를 치른다. 출범 이후 가장 많은 경기, 그리고 지난 2년처럼 홀수 구단 체제에 따른 휴식일도 없다. 일부 팀들은 장기 레이스를 버티기 위해 6선발 체제를 고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5선발은커녕 '며느리도 모르는'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고 있다. 선발 등판을 경험한 투수가 팀별로 적게는 6명, 많게는 9명에 달한다. 머리로는 5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싶은데 마땅한 선수가 없어 몸이 따라주지 않는 꼴이다. 팀 사정상 선발 투수 개념이 불명확한 한화의 김성근 감독은 "우리 팀 로테이션을 믿지 마라"고 말할 정도다.

◇가장 예측 힘든 한화-NC

김성근 감독이 맡았던 팀들의 공통점은 '벌떼 야구'다. 선발이 아닌 중간에 무게가 실린 마운드 운용에서 비롯된 말이다. 쌍방울 시절에는 웃지 못할 일화도 있다. 1998년 11월 쌍방울 관계자는 외국인 투수 제이크 비아노와 계약하면서 "(김성근) 감독님은 5일 로테이션을 지킨다"고 말했다. 비아노는 4일 휴식 후 등판인 줄 알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4일 던지고 하루 쉬는 것"이라는 농담 섞인 부연 설명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김성근 감독의 올해 한화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18일 현재 선발 자원으로 7명을 썼다. 쉐인 유먼과 안영명, 배영수 정도를 제외하면 고정된 선발이 없다. 등판 일정도 불규칙하다. 선발 투수가 중간계투로 던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안영명은 12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허리 통증 탓에 2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그런데 하루 휴식 후 14일, 그리고 또 17일 넥센전 선발로 낙점 받았다. 며느리도 모르는 투수 운영 탓에 투수 한 명이 일주일에 세 차례 등판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결과는 모두 조기 강판으로 실패. 이를 인정한 김 감독은 "앞으로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반성했다.

NC는 한화와 상황이 다르지만 철저한 '관리 야구'로 선발 운용 폭을 넓혔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투수는 찰리 쉬렉과 에릭 해커다. 당초 기대를 걸었던 '사이드암 듀오' 이재학과 이태양은 들쭉날쭉한 투구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던졌다. 불혹의 손민한은 선발 등판 후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휴식을 주고 열흘 뒤 다시 올리는 방식으로 관리를 해주고 있다. 손민한이 빠질 때를 대비해 노성호를 스페어 선발로 둔다. 또 베테랑 박명환도 투구 수를 철저히 끊어주고 있다.

◇단순한 법칙, 안정된 선발이 강팀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이 가장 안정됐다. 3월31일 백정현이 LG전에 한 차례 선발 등판한 것을 제외하면 5명이 고정적이다. 4월 중순부터 타일러 클로이드-알프레도 피가로-장원삼-윤성환-차우찬 순으로 돌고 있다.

선두 두산도 규칙적이다. 장원준이 부상으로 빠져 있었지만 지난 주말 경기에 복귀하면서 규칙적인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래비스 밴와트, 윤희상의 부상 악재를 만난 SK는 잠시 혼란이 있었지만 틀을 크게 흔들지 않는 투수 운용으로 혼란을 최소화했다.

반면 공동 7위에 자리한 KIA와 롯데는 각각 무려 8명, 9명을 선발로 썼다. KIA는 부진한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를 17일 1군에서 뺐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믿음을 줄 수 있는 선발이 없는 상황 속에 중간 투수 임준혁을 선발로 돌리고 베테랑 서재응, 김병현을 잇달아 2군에서 합류시켰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듀오인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가 든든한 반면 시즌 초반 선발진에서 버텨줬던 송승준은 옆구리 미세 근육 파열, 이상화는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로테이션에 큰 구멍이 생겨 임시방편 선발 투입이 불가피하다.

LG는 그나마 재활을 마친 류제국, 우규민의 가세로 숨통이 트였다. 막내 kt는 믿었던 외국인 투수들의 잇단 부진에 '젊은 피'들로 힘겹게 버티고 있다. 늘 선발 고민을 떠안았던 넥센 또한 캠프 내내 공들인 선발 키우기 결과가 나타나지 않아 걱정이다.

사진=NC 노성호 한화 안영명 KIA 서재응 넥센 송신영 롯데 박세웅 kt 엄상백(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팀별 선발투수 등판 현황(18일 현재)

팀 6경기 이상 등판 6경기 미만 등판(경기수)

두산 마야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 진야곱(5) 김수완 이현호(이상 1)

삼성 피가로 클로이드 윤성환 차우찬 장원삼 백정현(1)

SK 켈리 윤희상 김광현 채병용 밴와트 백인식(이상 4) 박종훈(2)

넥센 밴헤켄 피어밴드 한현희 송신영 문성현(5) 김동준(2) 김대우(1)

NC 찰리 해커 손민한 이태양(5) 이재학(4) 노성호(3) 박명환(2)

한화 탈보트 유먼 안영명 배영수 유창식(이상 5) 송은범(4) 송창식(1)

KIA 양현종 험버 스틴슨 문경찬(4) 서재응(3) 임기준 홍건희(이상 2) 임준혁(1)

롯데 레일리 송승준 린드블럼 이상화 심수창(3) 박세웅(2) 김승회 이재곤 이인복(이상 1)

LG 소사 루카스 임지섭 임정우 장진용(4) 류제국(2) 우규민(1)

kt 어윈 옥스프링 정대현 박세웅 시스코 엄상백(이상 5) 정성곤(2)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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